원하는 학과에 과감하게 도전하라
▲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이 마련한 2020 도서지역 찾아가는 진로진학 설명회에 참석한 한 수험생이 교사와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단 마중물

△신주희(가명·인화여고 졸업, 포항공대 합격)

초등학생 시절 영재교육반에서 처음 C언어를 접하게 된 이후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겼고, 이후에도 꾸준히 독학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고등학교 입학 무렵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맞춤형 준비를 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는 신입생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 계열로 300명가량 선발해 1년 동안 기초교육과 학과 탐색 기회를 준 뒤 2학년 때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고 대학원 진학까지 염두에 두었다. 고2 말 무렵 포스텍에 관해 자세히 조사해보았고 다양한 이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제 연구와 동아리 활동으로 열정 표현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뜻깊은 활동은 2학년 때 1년 동안 진행한 과제연구였다. 주제는 점자학습용 게임 개발 및 교육용 게임의 효율성 검토였다. 시각장애에 관한 관심을 증진한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연구였을 뿐더러 내 손으로 게임을 기획해 보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이를 자기소개서에 잘 녹여 담아냈고, 면접을 모두 네 차례 보았는데 그 중 3곳에서 이에 관해 깊숙히 질문받았던 것에 비춰 해당 대학 입장에서도 흥미있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나는 고등학생 3년 동안 물리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그 중 2년 간은 부장으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를 가졌는데 다양한 주제발표 활동을 기획해 나의 진로와 관련된 조사나 발표를 준비할 수 있었다.

2학년 땐 봉사 자율동아리에 입회해 어린이를 상대로 한 과학교과 봉사시간을 채우며 과학에 대한 나의 관심을 확인했다. 3학년 땐 직접 코딩 자율동아리를 개설하고 부원을 모집하는 등 진로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그때 공부했던 내용이 면접 과정에서 나의 전문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 물리 동아리에선 학교 특색사업인 점심시간 카페 활동을 매주 진행했다. 카페 활동은 교내 학생들을 상대로 매주 다른 주제를 실험하거나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주제의 폭이 넓어 최신 물리학 연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꿈두레 공동교육과정 통해 전문교과 탐구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인 꿈두레 수업 역시 나에겐 큰 도움이 됐다. 일반계고교에선 배울 수 없는 컴퓨터구조, 정보통신, 고급수학1, 로봇소프트웨어공학 등의 과목을 수강했으며 여기에서 얻은 지식을 동아리 활동에 활용하거나 심층탐구하기도 했다. 특히 고급수학1은 공과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행렬과 벡터를 배울 수 있다는 설명에 곧장 신청했던 과목이었는데 이점이 많았다. 로봇소프트웨어공학에선 C언어에 대한 기초를 다시 한번 다지고 다양한 예제들을 만들어보는 과정이 의미 있었다. 거창한 활동이 아닐지라도 예체능을 포함한 모든 과목의 수행평가 준비에 노력을 기울였다. 체육 쪽엔 자신이 없어 평소 선호하던 미술과 기술가정 쪽에 더 집중했다. 학교생활에 대한 성실성을 보여줄 수 있고 교과 성적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예체능 쪽에 노력을 기울일 여유가 있다는 걸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요 교과 수행평가는 내신점수를 챙기는 목적뿐 아니라 이 활동을 자개소개서에 어떤 방식으로 기술할 수 있을지, 다른 활동들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예를 들어 1학년 국어에서 음운의 변동에 대한 예문을 조사해 발표하는 수행평가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내가 읽고 있던 'E=mc²'란 책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인용해 그 속에서 일어난 음운의 변동을 찾아 설명하는 등 수행평가를 독서활동과 연계하며 물리에 대한 관심도 보여줄 수 있었다.

 

-다양한 교내활동으로 리더십 부각

수상 실적을 쌓기 보다는 여러 대회에 참가해 영어나 국어 교과에 대한 나의 능력을 보여주고자 애썼다. 영어 단어 외우기 대회, 시 쓰기 대회 같은 것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고 싶었다. 수학이나 과학 교과에 대한 지식은 동아리, 연구, 꿈두레 수업 등으로 충분히 보여줄 기회가 있었던 반면 국어와 영어 교과는 성적과 독서활동 이외엔 특별한 실적이 없어 결국 수상 실적으로 보여주려 했다. 실제로 모 대학 면접고사에선 시 쓰기 대회에서 어떤 내용을 썼고, 왜 자신이 당선된 것 같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리더십은 동아리 부장, 2학년 학년장, 3학년 부학년장 경력을 제시했다. 3학년 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별다른 활동 실적이 없었지만 2학년 땐 수학여행 안전 영상 및 팸플릿 제작, 교복선정위원회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 외에도 조별 과제 등에선 꼭 조장으로 참여했다. 나는 게임기획자가 꿈인데, 기획자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고 이를 총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리더십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리더십과 직접적 관계성이 없더라도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대학에서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을 갖추고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수시모집 지원, 자신의 선택을 믿어라

수시 지원과 관련해 조언하고 싶은 점은,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 너무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포함 모두 7개교에 지원했는데 이 중 6개 대학에 합격했다. 많이 합격하면 좋아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2~3개 대학에 합격한 경우가 가장 수시 지원을 잘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차피 등록 가능한 대학은 단 한 곳 뿐이고, 많이 붙으면 선택지가 더욱 넓어지는 것 아니냐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판이다.사실상 가게 될 학교는 합격한 학교 중 가장 입시 결과가 높고 대중적 학교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2024학년도 대학입시 이렇게 달라진다

올해 고1 학생들이 치를 2024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적지않은 변화들이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자율동아리 대입 미반영=창의적체험활동에서 자율동아리 항목이 대입 전형에 미반영된다. 따라서 교육과정 내 창의적체험 동아리 활동이 더욱 중요해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고려해 신중하게 창의적체험 동아리를 선택하고, 적극적인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 동아리 내 자신의 역할과 협업능력을 신장시켜야 한다.

△개인 봉사활동 실적 대입 미반영=개인 봉사활동 실적이 대입 전형 자료에 미반영되고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봉사활동만 반영된다. 거의 모든 고등학교에서 멘토-멘티 활동, 특별구역 환경정화(분리수거 등), 학습도우미 등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다양한 교내봉사활동이 운영되는 만큼 학생들은 이같은 교내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수상경력 대입 미반영=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수상경력이 대입 전형 자료에 미반영된다. 즉 수상 경력은 학생부에 기재되더라도 대입엔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상 경력 자체보단 교과탐구보고서, 동아리 탐구활동, 교과수업시간 및 창의적체험 활동에서의 발표 등을 통해 진로 관심분야에 대한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독서활동 상황 대입 미반영=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독서활동 상황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학업 역량과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데 있어 독서의 중요성은 자명하다. 학생들은 독서활동이 불필요하다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창의적체험 활동의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은 물론 교과수업에서의 수행평가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 독서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독서 내용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자기소개서 폐지=수년 동안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는 중요한 평가서류로 활용돼 왔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자기소개서의 전격 폐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부 비중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교육활동의 교과 및 창의적체험 활동에서 적극적이고 충실한 참여와 고민을 통해 성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6개 대학, 수능위주전형 40% 이상 선발=2024학년도 대입에서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경우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40% 이상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모집 확대에 따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평소 수능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리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자료제공=인천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단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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