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신길중 노란리본 제작·배포
용인시민모임, 추모 현수막 내걸어
희망제작소, 재난극복 공동체 제안
올해도 어김없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경기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활발하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넘어 희망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외친다.
#학생들이 만든 2000여개의 '노란 리본'
안산시 신길중학교 학생자치회는 올해도 자치회 중심으로 만든 노란 리본을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나눈다.
박희성(16) 총학생회장 등 23명은 이달부터 노란 리본 2000여개를 만들었다. 방과 후와 점심시간 틈틈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들에게 노란 리본을 만드는 과정은 세월호를 이해하는 시간이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이들은 노란 리본을 만들며 그때 기억을 되새긴다고 말한다.
특히 이들은 학생들이 리본을 가방 등에 단 모습을 볼 때 “함께 한다”는 마음을 다진다고 한다.
이들이 만든 노란 리본의 절반은 이미 배부됐다. 지난 2일 1학년 학생 300여명, 7일 2학년 학생 270여명 대상으로 노란 리본을 나눴는데,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씩 가져갈 정도로 호응이 컸다.
박희성(16) 총학생회장은 “항상 슬플 수밖에 없는 사건이지만, 직접 노란 리본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통해 함께 한다는 마음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시민이 주도하는 '기억'
'세월호를 기억하는 용인시민 모임'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기흥역 등 용인시 곳곳에 시민 개개인이 작성, 신청한 추모 문구를 현수막에 담아 내걸고 있다.
18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은 평범한 주부부터 가장, 직장인이 참여해있다. 이들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동을 한 해도 멈추지 않았다.
신청은 이전까지 보통 10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240여명으로 두 배가 늘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세월호 관련 행사가 취소됐지만, 추모를 향한 시민들의 약속은 어겨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뜨거워진 것이다.
수원에서도 매월 16일 영통구 미관광장에서 촛불을 들거나 리본을 제작하는 등 시민이 묵묵히 행동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이야기는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책으로 펴졌고, 최근 이 책을 자발적으로 읽겠다는 시민들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참사 이후, '공동체'로 대비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11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극복 공동체 회복 모델'을 구축한 뒤 안산시에 제시했다. 이후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고, 현재 관련된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공동체 회복 모델이란, 재난 발생 후 공동체가 어떻게 시민사회의 갈등과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지 방법·단계 등을 정리한 일종의 '회복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이다.
이는 '세월호 이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를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는 피해 당사자, 지역 주민, 시민단체, 행정기관 등으로 구분한 각자의 역할은 물론이고 상호 간 정보 제공, 피해자의 자립 여건 마련 등 과제를 담고 있다.
앞서 희망제작소는 시민 300명을 비롯해 인권·공익에 앞장서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토론을 거쳐 회복 모델의 필요성을 도출한 바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현재까지 언론 오보, 유언비어, 관계 사업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까지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희망제작소 관계자는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건, 결국 사회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공동체의 상처를 어떻게,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를 알려주는 열쇠”라고 말했다.
/김현우·최인규 기자·이따끔 인턴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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