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어른들이 모이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한다. 이런 저런 문제점을 제시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한다. 유연한 관점은 없고, 자기의 입장을 유리하게 만드는 말 뿐이다.

장면2. 육군 회의의 한 장면이다. 한 병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각 분야의 대령 및 장군들과 육군참모총장이 그 안건들을 경청하고 무엇이 가능한가를 받아 적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터질 때마다 묵묵히 개선책과 또 다른 혁신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얼마 전에 '돌대가리 청년'이라는 표현이 신문지상에 등장하였다. 좀 웃겼지만, 이 표현은 맞는 것 같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골다공증이 생기고 뼈가 약해진다. 머리뼈도 나이가 들면 약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청년은 돌대가리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단단함을 가지고 있다. 그 단단함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청년의 머리는 단단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청년은 단단한 뼈 속에 자신의 가능성과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유연함, 새로운 사고에 대한 열린 마음, 기성세대의 완고함을 뛰어 넘고자 하는 자유로움, 그리고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청년은 유연함, 열린 마음, 자유, 열정을 추구하면서 힘든 장벽을 만나면 외적인 단단함으로 시대를 열어간다.

이런 점에서 세상의 청년은 누구라도 비난받을 대상이 아니다. 기성세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청년들의 주장을 고쳐주는 것은 올바른 어른의 일이 아니다. 그런 일이야말로 진정으로 머리가 돌처럼 굳어진 어른의 모자란 짓이다. 따듯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청춘의 시도를 기다려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육군의 회의 장면이 떠올랐다. 필자는 어쩌다 육군참모총장이 참여하는 육군 혁신 방안 회의에 참석했었다. 놀라웠던 것은 병사의 제안 사항을 각 참모와 총장이 경청하며 기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가장 노련한 군 전문가인 지휘관과 참모들이 더 열심히 듣고 고민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에서 사회에서 주장이 강하고 거침이 없어 '돌대가리'로 불리는 청년을 귀한 인적자원으로 간주하면서 한편에서는 이끌고, 다른 한편에서는 밀어주는 자세를 보았다.

그 얼마 후에 부사관이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민원을 인권위에 제기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주변에서 엄청난 논란이 일고 있을 때 육군본부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다. 그리고 몇 주 지나서 자문 부탁을 받았다. 그것은 부사관의 처우 개선과 복지 향상 방안에 대한 것이었다. 제대로 놀랐다. 그 와중에도 군에 제기된 문제조차 미래를 위한 과제로 삼아 조용히 끈기 있게 새로운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제 진정으로 조직과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할 시기이다. 주변의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젊은 세대를 비난이나 비판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조차 발전과제로 삼아서 국가와 미래사회를 위한 방안을 찾아갈 것인가를! 진정으로 국가와 청년의 미래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차명호 평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