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국가 차원의 마스터 플랜과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은 사회, 경제, 환경,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교육의 핵심 키워드가 되어 새로운 교육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인공지능 국가전략이 발표된 이후 관련한 정책들이 발표되었는데 교육자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공존하는 교육패러다임 실현'이라는 비전이었다.

그리고 계속 물음을 가졌다.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럼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또 어떠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에게 주어진 숙제이자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주어진 숙제이기에 그 물음은 계속되고 있다.

'인간다움'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는 교육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성이 짙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인간 고유성에 대한 깊은 이해로 다채로운 각 개인의 개성이 발현시킬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인간 중심의 사고와 배려 그리고 포용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인간 존재의 의의를 탐구하는 미래 윤리와 교양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테크놀로지는 인간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을 추구하는데 그 종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다움'은 무엇을 실천하고자 하는가? 첫째,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로 미래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한다. 둘째, 첨단 테크놀로지와 교육환경의 융합을 통해서 수준 높은 학생 중심의 교육을 제공한다. 셋째,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사회를 대비하여 미래윤리와 교양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예측력, 현실적합성, 현장수용성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제공한다.

최근 유치원에서부터 초_중_고교, 대학 및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들이 시작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인공지능 역량 또는 소양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비교원과 현직교원의 인공지능 역량개발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때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앞서 인공지능시대의 윤리의식과 디지털 시민성 함양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작년부터 우리 대학에서는 전체 학과에 인공지능 관련 과목들이 개발되어 운영 중이다. 필자 또한 학과에서 AI 전담 교수로서 'AI 유아교육의 이해와 적용'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 입학한 학생들은 처음 이 과목을 마주할 때면 매우 낯설어 한다. 그리고 두려워한다. 내가 인공지능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러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항상 강조한다. “여러분들이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 없이 잘 개발된 파워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으면 된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적용되어 만들어진 제품들을 실무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라고. 낯설고 두려워하던 학생들은 첫 학기 수업을 잘 마치고 다음 학기 코딩까지 무리 없이 다 이수하였다. 또 이러한 인공지능을 배우기에 앞서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의식을 먼저 학습하도록 하였다. 자율주행 중의 사고, 프라이버시와 중독 등 사례 토론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윤리의식을 갖추며 자신의 신념을 만들어 간다. 조금씩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을 익혀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에 대한 물음과 숙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고 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에 '인간다움'으로 무장한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다움'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미래를 이끄는 maker와 creator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기 위해서. 미래 사회에는 우리가 지향하는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아름답게 공존하여 인간의 행복한 삶이 그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홍유나 인천재능대 유아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