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현대힐스테이트 건설 조합
공사로 매입않고 착공 미루더니
“돌산공사 인명피해 우려 재검토”
부모 “노력않고…취학대란 불안”
교동초등학교 뒤편 옹벽의 모습. 용인언남지역주택조합은 이 옹벽을 허물고 교실 7개 규모의 건물 신축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공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교동초등학교 뒤편 옹벽의 모습. 용인언남지역주택조합은 이 옹벽을 허물고 교실 7개 규모의 건물 신축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공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용인 기흥구 한 아파트가 준공을 앞두고 약속한 학교 증축을 시작조차 하지 않아 '취학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용인교육지원청과 용인시, 용인언남지역주택조합 등에 따르면 용인구성현대힐스테이트는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용인언남지역주택조합이 지은 용인구성현대힐스테이트는 8개동 699세대 규모로 최고층이 25층에 달한다. 반면, 공사허가를 받으며 조건이었던 교동초등학교 증축은 삽도 뜨지 못했다.

당초 용인시는 2016년 9월 조합이 교동초에 6670㎡ 규모의 교실을 증축해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아파트 용적률을 200%에서 240%로 높였다. 조합은 학교 증축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아파트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주택조합은 용인교육지원청, 교동초 등과 논의해 2018년 11월 협약을 체결했다. 조합은 교동초 뒤편 옹벽을 부순 후 일반교실 7개, 다용도실 1개 등을 신축하기로 했다. 또 급식실 증축과 학교 시설 현대화 사업을 하기로 했다. 주택조합은 협약 체결 후 아파트를 착공했다.

하지만 학교공사는 뒷전으로 밀렸다. 용인교육지원청은 2019년 5월부터 6차례에 걸쳐 조합에 학교 증축 이행을 촉구했다. 조합은 이행 촉구 시기마다 공사 일정을 미뤘다. 2019년 7월 착공에서 2020년 4월 착공으로 미뤘다. 급기야 2020년 7월에는 안전문제로 학교 증축을 재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내놨다. 옹벽이 설치된 산이 암반으로 이뤄진 '돌산'이고, 원안대로 공사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공신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조합은 올해 3월 화약발파공학과 건축구조 관련 2개 학회로부터 보고서를 받아 제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원안대로의 공사는 인명·재산상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용인 기흥구 교동초등학교 앞에 학부모들이 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 10일 용인 기흥구 교동초등학교 앞에 학부모들이 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용인언남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학교를 증축할 수 있겠느냐”며 “교동초 학부모들이 정말 원안대로 공사를 원한다면 해줄 수 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는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교동초 학부모들은 조합 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조합이 학교 증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합은 현재 학교 출입로가 비좁다는 학교의 의견을 수용해 우회 공사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우회 공사로는 조합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도로와 교량으로부터 이어진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합은 도로 착공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공사 출입로를 위한 토지도 매입하지 않았다.

교동초 학부모는 “2018년 협약 체결 당시에도 조금만 노력하면 학교 뒤편 산이 암반인 걸 알 수 있었는데, 공사를 계속 미루다가 준공을 앞두고 못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조합이 정말 공사를 할 생각이 있었다면 공사 차량이 다닐 곳을 마련하는 모습이라도 있었겠지 않으냐. 조합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이 기부채납한다고 해 학교 시설 현대화 사업비 3억원도 고스란히 반납했다. 지금도 급식실이 작아 아이들이 2시간 동안 교대로 밥을 먹는다”며 “이대로 아파트가 임시사용승인이라도 받는다면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교육을 받게 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며 “학습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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