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진 4·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참여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지역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광역지방 정부를 비롯해 지방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기지역은 전국 보궐선거지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구리 파주에서 참패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30% 이하 투표율이 나올 경우 조직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야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도선관위에 따르면 민주당 서형렬 의원 별세로 치러진 경기도의원 구리1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 힘 백현종 당선인이 1만4150표(54.9%)를 득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화 후보는 1만1641표(45.1%)에 그쳤다. 투표율은 28.3%였다. 파주시 가선거구(운정3동·교하동·탄현면) 개표 결과에서도 국민의 힘 박수연 후보가 1만1039표(49.04%)를 얻어 9268표(41.17%) 득표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손성익 후보를 눌렀다. 투표율은 20.2%였다.

경기지역 민심이 완전히 돌아선 것이다. 차기 대선을 불과 11개월 앞두고 돌아선 민심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서울 표심을 잡지 못하면 대선 승리도 어려울 뿐더러 이어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을 휩쓸었다. 선거 참패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조국탓', '언론탓' 경쟁은 꼴불견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 냉엄한 현실을 직시할 때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정 전반에 대해 '영점 조정'을 다시 맞춰야 하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정책 대안 정당으로 국민 곁으로 다가서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싫어서, 야당이 좋아서 투표 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위기의 시대를 이끌 정치를 원한다. 이것이 이번 재보궐 선거의 표심이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