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개미들을 필두로 대학가에 주식,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세다. 대학생 투자 동아리 지원자 또한 급증하고 있다. 전국 36개 대학 소속 40개 투자 동아리 연합체인 ‘전국 대학생 투자 동아리 연합회(UIC)’의 올해 신청 인원은 전년 대비 30% 정도 증가했다. 코로나 19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 등 불확실한 미래의 돌파구로 대학생들이 투자 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명한 주식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한 인하대학교, 인천대학교 투자 동아리 수장인 백형진(인하대·경제·4)씨와 장호윤(인천대·경제·4) 씨는 투자 열풍 가운데 ‘따라 하기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대학교 아르고나우츠 회장 장호윤씨

“금융권 실무경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인천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 ‘아르고나우츠’는 올해 신입 부원 지원자가 2배 늘었다. 장호윤(경제학과 4년) 아르고나우츠 회장은 주변 지인들과의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서 주식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빈도만 봐도 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20대의 주식 투자 열풍을 체감했다.

장호윤 회장은 고성장 고금리 시대에서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흐름이 변화한 만큼 노동소득으로만 노후를 준비하는 시대는 끝났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재테크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하게 됐다.

아르고나우츠는 2009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스신화의 ‘아르고호 선원들’이라는 뜻인데 넓은 바다와 같은 주식시장, 파도와 같은 주가의 흐름을 서로 협업해 항해하자는 의미다.

이들은 경제·재무·회계 관련 기본 교육, 팀별로 진행되는 기업 리서치, 재무 모델링(Financial modeling) 스터디 등을 통해 기업의 시장가치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매수해 차익을 얻는 가치투자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내재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을 중점으로 공부하고 올바른 투자 가치관을 확립한다. 코로나 19로 대면 활동이 어려운 요즘에도 매주 수요일 화상으로 실전 투자 전 기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세미나를 진행 중이며 기업과 해당 산업을 분석해 투자 포인트와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가치평가작업) 과정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력하고 있는 활동은 공모전과 실전·모의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업 리서치’다. 가장 먼저 재무 데이터를 분석한다. 대상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경쟁사, 경영진을 비롯한 최근 이슈 등 정보를 수집하여 기업이 속해있는 산업이 어떤 상황에 국면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 맞는 평가 모델을 찾아 목표 주가를 산출하고 현재 가격과 비교해 매수, 유지, 매도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제시해보는 것이다.

 

아르고나우츠 세미나

동아리 내 부원들도 매년 각종 대회와 공모전에 입상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채권·펀드 매니저, 투자 관련 기업의 투자 운용역, 리스크 관리, 전략기획(공시/IR) 등 아르고나우츠 출신 선배들도 금융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동아리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어 장회장은 “아르고나우츠 활동에 있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해 실제 증권사처럼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으로 부서를 나눌 것이다”라며 단순 대학생 동아리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칭우 기자, 김현정·최현민 인턴기자 kyul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