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중학생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봉사활동 기준을 4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60시간에서 40시간으로 조정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2022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부터 적용된다. 코로나 사태로 학생들이 봉사활동 시간 채우기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내신에 최대 20점이 반영되는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으로 학생들은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해당 시설이 드물어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은 부천 3곳, 수원 2곳, 성남 2곳, 오산 1곳 등 소수에 불과하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전무한 지역도 있다.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원정가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비대면 봉사활동도 있지만 제한적으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입시에 반영되는 봉사활동 시간을 줄였지만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봉사는 타인, 특히 사회적 약자를 도우려는 마음이 우러나 스스로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건성이 되기 쉽고, 봉사를 펼치는 당사자에게는 고역이 될 수도 있다. 봉사시간을 채워 입학전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의도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봉사를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진정성이 결여된 봉사는 오히려 불편할 것이다.

의무화된 봉사는 형식적으로 흐르기 쉽다. 아예 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지도 않은 채 복지•장애인 시설 직원에게 봉사시간을 인정해 달라고 청탁하는 일마저 벌어진다고 한다. 학생들이 이상한 것부터 배우고 있다.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아이들에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심어주려는 취지에서 봉사제를 도입했겠지만, 입학을 위해 봉사하게끔 만든 제도는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차라리 교육 관련 당사자들이 몸소 봉사활동을 펼쳐 학생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깨닫게 하거나, 도덕 교과서를 통해 봉사정신을 함양시키는 방안을 꾀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