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자세히는 몰랐던 다양한 생물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지구 위에는 183만 4340종의 생물 종이 기록돼 있고 우리나라에는 10만여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추정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생물에 대해 지속해서 조사하고 발굴하며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금까지 5만4428종의 국가생물 종 목록을 구축해 국가생물 주권 확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책을 발간하면서 독자들이 우리 생물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혀 파리와 닮지 않은 파리버섯은 우리 선조들이 파리를 잡을 때 사용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작게 조각내어 밥과 비벼 놓으면 파리가 먹고 죽는다.
▲ 전혀 파리와 닮지 않은 파리버섯은 우리 선조들이 파리를 잡을 때 사용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작게 조각내어 밥과 비벼 놓으면 파리가 먹고 죽는다.
▲ 이름처럼 아름다운 각시붕어는 독특하게도 남의 몸속에 알을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2장의 단단한 껍질을 가진 말조개의 숨구멍에 알을 수정시킨다. 한 달 동안 조개의 날숨에 알이 튕겨 나오지 않게 보호한 뒤 새끼를 데려간다.
▲ 이름처럼 아름다운 각시붕어는 독특하게도 남의 몸속에 알을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2장의 단단한 껍질을 가진 말조개의 숨구멍에 알을 수정시킨다. 한 달 동안 조개의 날숨에 알이 튕겨 나오지 않게 보호한 뒤 새끼를 데려간다.
▲ 가을을 알리는 매미도 있다. 여름에 듣는 우렁찬 말매미나 방정맞은 애매미 소리와 달리 늦털매미는 풀벌레 소리 같은 은은한 울음으로 만추를 노래한다.
▲ 가을을 알리는 매미도 있다. 여름에 듣는 우렁찬 말매미나 방정맞은 애매미 소리와 달리 늦털매미는 풀벌레 소리 같은 은은한 울음으로 만추를 노래한다.

<연구자들이 들려주는 우리 생물 이야기>에는 한국의 고유식물, 노루귀, 묵은실잠자리, 민충이, 꼬마여치베짱이, 각시붕어, 숭어, 패랭이꽃, 똥보주름메뚜기, 개구리 울음소리, 풀벌레 메뚜기, 개미, 뻐꾸기, 흙길을 걸으면, 밤게, 초록갈파래, 붉은호수의 비밀, 고들빼기, 민어, 메콩강의 기적, 불등풀가사리, 파리버섯, 독나방, 모감주나무, 뿔쇠오리, 조피볼락, 대벌레, 야생 독버섯, 청딱지개미반날개, 개리, 알락꼬리마도요, 늦털매미, 마타리, 겨울철새, 민물가마우지, 삼세기, 호랑가시나무, 신비애기각다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20명의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자들이 글을 썼다.

한편 책의 내용은 인천일보 기획 칼럼 '흥미로운 생물자원'에 실리기도 했다. 이 책은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내려 받아 볼 수 있다.

▲ 다른 종의 새 둥지에 알을 낳고 숙주 새의 자식농사를 망쳐놓기로 악명 높은 뻐꾸기는 어쩌면 험한 야생에서 새끼를 키울 능력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맛이 없어 다른 새들이 먹지 않는 털 달린 애벌레를 주로 먹는 점과 숙주 새들이 섣불리 공격 못하도록 가슴의 무늬를 맹금류와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단 점이 그렇다.
▲ 다른 종의 새 둥지에 알을 낳고 숙주 새의 자식농사를 망쳐놓기로 악명 높은 뻐꾸기는 어쩌면 험한 야생에서 새끼를 키울 능력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맛이 없어 다른 새들이 먹지 않는 털 달린 애벌레를 주로 먹는 점과 숙주 새들이 섣불리 공격 못하도록 가슴의 무늬를 맹금류와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단 점이 그렇다.
▲ 중국과 일본의 전통어업에 이용되는 민물가마우지는 보통 물새들과 달리 방수층이 없어 깊은 물속까지 잠수 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깃털이 젖으면 체온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종종 날개를 쫙 펴고 깃털을 말리는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중국과 일본의 전통어업에 이용되는 민물가마우지는 보통 물새들과 달리 방수층이 없어 깊은 물속까지 잠수 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깃털이 젖으면 체온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종종 날개를 쫙 펴고 깃털을 말리는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다양한 생물은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소재와 문화적 활용 가치 등을 제공하며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한다”며 “우리가 모든 생물을 알 수는 없어도 함께 살아가는 생물의 존재를 기록하며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이 우리 생물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사진제공=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