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에 있는 기숙사가 경기도민을 위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거듭난다.

이는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기도의 선제 조치로 대학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14일 도에 따르면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대 수원캠퍼스를 찾아 김인규 경기대 총장에게 캠퍼스 내 기숙사(경기드림타워)를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코로나19 3차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도내 일일 평균 확진자가 100~200명 사이를 웃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병상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도는 경기대에 ‘생활치료센터 지정 알림 및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이 지사가 직접 나서 도움을 요청하자 이날 김인규 총장은 지역사회 기여 차원에서 기숙사 2개 동 약 1000실(2인 1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 즉,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셈이다.

우선 1차로 1개 동 500실을 운영하도록 협의한 도와 경기대는 오는 21일 나머지 1개 동을 추가로 개소해 1000여실을 모두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는 도의료원 포천병원이 전담 운영하고, 도와 수원시 등에서 1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이날 이 지사는 경기대가 흔쾌히 기숙사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거듭 감사 인사를 표했다. 동시에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피해를 보는 경기대 학생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워낙 소규모 연수원들로 생활치료센터를 채워오던 상황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폭증하니까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경기대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 감사하다”며 “학생들이 이번 결정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철저히 보상하겠다. 갑자기 결정 난 부분에 대해서도 죄송하다. 다만 수백 명이 가정 대기를 하는 상황일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크다. 긴급성과 불가피함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방학 동안 기숙사를 이용할 예정이던 학생을 위한 임시 주거조치를 마련하겠다. 또한 학생과 도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 이곳에 필요한 것을 얘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인규 총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기숙사 제공을 결정했다. 총학생회에서도 기꺼이 학교 방침에 따르겠다고 했다”며 “현재 기숙사를 이용하는 외국인 학생이 20여명 정도 되는데 다른 건물을 활용해 지낼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이천(3·7·8호), 고양(4호), 용인(6호)시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 입소 가능한 인원은 1343명이며 지난 13일 기준 1083명(80.6%)이 입소한 상태다. 10호 생활치료센터가 되는 경기대 기숙사는 오는 15일부터 운영된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