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등록문화재 '수준원점'은 빠져
등록문화재를 비롯해 근대건축물 관리 정책의 기반이 되는 '인천근대문화유산' 목록이 '오류투성이'로 나타났다. 철거 건축물 포함뿐 아니라 중복·누락 등의 한계를 노출한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9월까지 군·구 근대건축물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을 완성했다. 시 문화유산과(당시 문화재과) 차원에서 근대건축물 전수조사에 나선 건 2004년 '근대문화유산 목록화 조사보고서' 이후 12년 만이었다.
인천일보가 근대문화유산 210개를 현장조사한 결과, 9개는 중복 건축물로 확인됐다. 중구 전동 '안경수 사저'가 대표적이다. 인천전환국을 설립하고, 독립협회 초대 회장까지 지냈지만 친일로 돌아섰다고 전해지는 안경수(1853~1900)의 별장으로 알려진 주택이다. 안경수 사저는 2008~2009년 사이에 철거되고 다세대주택에 자리를 내줬는데, 2016년 목록에 포함된 것도 모자라 다른 건축물 명칭으로 3개가 올라 있다.
시 유형문화재 제7호인 '인천일본제1은행지점'의 사택도 '인해무역', '중앙동1가 9-5번지 건축물'로 중복된다. 재즈 카페인 '버텀라인'이 운영 중인 옛 후루타양품점 역시 2개로 중복 포함됐다. 이는 현장 조사 없이 2004년 근대문화유산 목록화 조사보고서 오류 항목을 그대로 인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복뿐 아니라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다. 근대문화유산에는 국가사적, 시 지정문화재 등도 비지정문화재와 함께 올라 있는데, 일부 문화재는 목록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국가 등록문화재 제247호인 '대한민국 수준원점', 시 문화재자료 제23호인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은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없다. 시가 2018년 이후 국가 등록문화재 신청 절차를 밟은 6개 가운데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담긴 것도 1개뿐이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