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애련당 형체 못 알아볼 정도
옛 종교시설 두 곳은 이미 허물어
▲ 강화군 국화리 '애련당'의 과거.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공간정보서비스
▲ 강화군 국화리 '애련당'의 현재.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인천근대문화유산' 210개 목록에는 섬 지역 17개도 포함돼 있다. 강화군 10개, 옹진군 5개, 중구 2개씩이다.

인천일보가 지난 8월 중순부터 두 달여간 전수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4개는 남아 있지 않았다. 지정문화재·문화재자료로 보호되는 7개를 제외하면, 근대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고도 절반 가까운 건축물이 사라졌다. 섬들에 흩어진 근대건축물이 고립되거나, 방치된 채 생명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13일 강화군 국화리 남산 방향 오솔길을 올라 마주한 '애련당'은 수풀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었다. 근대문화유산 자료에서 “양반가 별당채 용도로 지어진 건물로 보임”이라고 설명된 건물이다. 애련당은 인천시의 '강화 문화유적 지표조사 보고서(2002)'에서 “구조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은 건물로, 안내판이라도 세워 그 내용을 알리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정밀조사를 주문한 유적이기도 하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애련당은 존재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섬 지역 근대문화유산 중에는 종교시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17개 가운데 10개가 기독교·불교·도교 관련 유적이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사적 제424호)이나 강화 온수리 성공회사제관(시 유형문화재 제41호)처럼 지정·관리 중인 문화재도 있지만, 신도가 늘면서 오래된 시설을 허물고 새로 지은 사례도 두 곳 확인됐다.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영흥교회는 뒤늦게 건축물의 가치를 깨달은 경우다. 영흥교회는 선교역사관 건립과 함께 교회당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1955년 지어졌던 교회당은 40여년 만에 철거됐다. 김진화 담임목사는 “역사 자료와 유물을 전시해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이창욱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