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미터 이하 극히 작은 지방구도 고해상도로 촬영 가능

 

▲ 지방구(Lipid droplet)를 영상화한 모습.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진행되는 모습을 고해상도로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칭한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지방간의 80%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은 최대 24%, 비만인에서는 최대 74%까지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지만, 간 경화나 간암 등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기 전까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어렵다.

기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연구들은 주로 절제된 간 조직을 조직병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간 내부의 간세포와 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생체 현미경을 사용해 살아있는 지방간 질환 모델에서 질환의 진행에 따른 간세포 내 지방구(Lipid droplet·지방 방울) 축적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오른쪽 위)에서 정상 간과 달리 지방구가 축적된 모습. [KAIST 제공]

 

이 생체 현미경 시스템은 시속 380㎞ 이상 빠르게 회전하는 다각 거울을 이용, 살아있는 생체 내 간 조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1㎛(마이크로미터·1천분의 1㎜) 이하의 극히 작은 지방구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간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간세포 내 지방구의 축적률이 증가하고, 크기가 커지는 모습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생체 현미경. [KAIST 제공]

 

지방구 크기가 증가하면 간세포 핵의 위치가 변하며 간세포 모양까지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 현미경은 KAIST 교원창업기업 '아이빔테크놀로지'에 기술이전해 지난해 10월 상용화됐다.

김필한 교수는 "3차원 생체 현미경을 이용해 세포, 혈관, 지질 등도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있어 다양한 간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간세포 내 지방구 형성으로 간세포 핵의 위치와 모양이 변화한 모습. [KAIST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Biomedical Optics Express) 지난달 19일 자에 실렸다.

/곽승신 기자 kiss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