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오영준 간호사의 그림일기
언택트, 그것의 방편은 그들에게 애써 살려는 자와의 아린 작별을 의미한다.
쉬 삭지 않는 고별의 아픔을 알기에 그들의 곰살궂은 교감은 더 맹렬하다.
생의 기운이 식는 자와의 쉼 없는 눈 맞춤과 말 사귐이 그들의 제 자리다.
누군들 접촉의 교제가 두렵지 않으랴만 호기 보란 듯 고글, 장갑을 쫴 낀다.
뒤이을 얼빠진 신참에게 미소로 북돋고 숨구멍 없는 방호복에 몸을 묻는다.
주눅을 씻어버린 척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음압 병실의 공포 속으로 달린다.
보고 또 보고, 말 섞고 또 섞고, 만지고 또 만지고, 어느덧 훌쩍 3시간째다.
고글 틈을 타고 흐른 땀의 누적에 벌겋게 짓무른 이마에 반창고를 덧대본다.
긴장 속 긴박에 스민 땀 줄기는 방호복을 적시어 물먹은 솜인 듯 짓누른다.
풀 꺾인 몸을 겨우 추스른 이들에게 짬 샤워 수건은 일회용 타월이나 시트다.
71세 할머니를 79일 만에 코로나에서 건진 힘은 일상을 버린 그들의 수고다.
컨텍, 이것이 스러진 코로나 감염환자를 구하는 길임을 그들은 몸으로 안다.
바깥세상이 뭐라 하든 간 격리병동에서의 최선은 서로의 배려와 소통인 것을
가천대 길병원 간호본부 오영준 주임간호사와 그 동료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글=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그림=오영준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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