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대중교통 수요 감소로 귀결
중장기 교통정책 재검토 필요성

인천연구원 5월15~20일 설문
응답 시민 86.9% 스트레스 호소
성별·연령·직업 상관없이 '빨간불'

'2030 미래이음'과 연동
뉴노멀 시대 사회구조 구축 목표
4대 목표·8개 부문 실천 과제 설정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역사가에게도 때때로 발생하는 재앙에 가까운 전염병 창궐은 일상을 급작스럽게, 예측불허로 침범하는 것이었으며 본질적으로 역사적인 설명이 가능한 범주의 바깥에 있다.”(윌리엄 맥닐. <전염병의 세계사> 저자, <코로나 사피엔스>(인플루엔셜) 참고) 지난해 이맘때 일상은 현재 일상과 판이하다. '되돌릴 수 없다'는 뉴노멀(New Nomar·새로운 일상)로 자조한다. 누구도 예측 못 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 길을 걷고 있는 신인류에게 수십·수백의 전문가들의 조언은 불안하기만 하다. 더구나 300만명이 거주하는 메가 시티로 급성장한 인천은 갑작스러운 공포에 더욱 민감하다. 이 시간 인천시민들이 느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현상은 어디까지이고, 인천시민이 극복해야 할 코로나19의 신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찬란하고, 환희에 차 있으며, 야만스럽고, 행복하고, 기상천외하며, 기괴하고, 도저히 살 수 없고, 인간을 해방시키며, 끔찍하고, 종교적이면서도 종교중립적인 사회.”(자크 아탈리 <21세기 사전> 중)

21세기를 전망한 아탈리의 예측이 현실이 됐다.

20년 전 21세기의 빗장을 열 때만 해도 인류는 찬란했다. 기대에 차 환희의 노래를 불렀고, 자본주의는 더욱 야만스러워졌다. 특히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하며 인류는 여태껏 누려보지 못한 풍성함의 열매를 따먹고 있고, 그러기에 인류의 시선은 더욱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기스러운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인류의 운명은 치명적 상황을 맞이했다. 겪어보지 못한 질병이 수시로 창궐하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고, 자본에 물든 민족주의는 더욱 배타성을 띄며 인류를 편 가르기하고 있다. 그래서 아탈리는 21세기를 “인간을 해방시키며 끔찍하다”고 했나 보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자비롭지 못하다.” 최악의 질병 앞에 점점 피폐해져가는 사회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라는 경고에 둔감해진다.

 

#코로나19, 일상을 무기력하게

코로나19가 바꿔버린 가장 큰 일상은 사람이 모이지 않게 하는 거다. 비대면과 언택트가 자리 잡았다. 사회적 동물이라 칭하는 인류에게 코로나19는 대면의 일상을 빼앗으며 새로운 일상을 맞게 했다. 다중 이용 시설은 폐쇄의 갈림길 앞에서 거리두기를 실천케 했고, 종교시설 또한 이를 실천하지 않음에 따른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했다.

이중 인천시민을 가장 불편케 하는 것은 마음 편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시설은 좁은 공간 내에서 이동하는 특성상 전염 위험이 크다는 인식으로 수요가 급감했고, 수요 감소로 인한 재정 지원 확대 및 시민 불편 등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교통정책을 마련해야 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아직도 이 숙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도시철도 1·2호선의 2019년 1~3월의 수송실적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바이러스 유행이 확대됨에 따라 급격히 수요가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버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인천의 시내버스 역시 전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전년 1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4.9%, 2월 -6.8%에서 3월 들어서는 전년보다 무려 36.7% 줄었다. 1054만7202명이 감소한 것이다. 택시 역시 지난해 3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28.5%의 수치로 기록됐다.

반면 도로 교통량은 대중교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게 감소했다. 여타 인천으로 이어진 여타 고속도로는 대중교통 수요 감소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요 감소를 보였지만 항공 수요의 절대적 감소로 인해 공항고속도로 통행량이 30% 이상 줄었다.

이에 준공영제로 운영되지 않는 일반 시내버스 및 광역버스 등 버스업계 지원대책 검토가 필요하며 대중교통 수요 감소에 따른 준공영제 지원금 규모 급격 증가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 또 준대중교통수단인 택시 업계를 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며 영세 법인 및 개인택시 안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영세 법인 및 개인택시 지원대책 확대가 전망된다.

김종형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2016년 메르스(MERS) 유행 이후 대중교통 수요 감소로 인한 회복 기간이 2년 이상 소요된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규모와 기간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적·시간적 범위가 크기 때문에 단기적 상황뿐 아니라 중장기 관련 교통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 설명했다.

 

#코로나19, 시민 인식을 바꿔 놓다

인천연구원은 “급증하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5월부터 대폭 감소하면서 진정 국면을 맞이하여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모델을 전환했으나 조용한 전파와 감염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천시민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경제위기, 고용악화, 여가활동 제약 등으로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위기를 감내해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연구원은 지난 5월15일부터 20일까지 리얼미터를 통해 19세 이상 인천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작위 여론조사를 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 수준이 '심각'(67.7%)하고, '매우 심각'(19.2%)로 집계됐다. 스트레스 수준은 성별, 연령, 지역, 학력 등 응답자 특성과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가족 구성원 중 돌봄 수요가 있는 경우, 자영업 등의 스트레스 수준은 더 높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주변인에게 전염'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연령이 높으면 '본인 감염 자체'를 우려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관련 정보 중 '인천과 거주자의 신규확진자 현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확진자 이동경로'에 이어 '인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민감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재난정보 안내문자의 유용성에 높은 평가를 내린 만큼 지자체의 위기 대응이 성공적임을 보여줬다. 여기에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가정경제 피해를 '소득감소'로 평가한 만큼 그에 따른 정부·지자체의 정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엿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인천의 목표와 과제

'그린 뉴딜'에 정부의 관심이 높다. 인천도 그에 따른 정책 생산에 분주하다.

인천시와 인천연구원을 비롯해 인천의 싱크탱크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와 그에 따른 인천의 방향성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아직 명쾌한 해법을 도출해 내지는 못하고, 기존의 정책을 코로나19의 실정에 맞춤식·나열식 행정 행위로 그쳤지만 이를 슬기롭게 분석 및 취사선택하면 얼마든 300만 인천시민의 행복 지속성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와 인천연구원은 “새로운 일상 시대라는 관점을 가지고 예외적 상황에 긴급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단기 회복전략에 이어 또 다른 유형의 위기사회에 대한 준비와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현상과 규범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맞춰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와 산업생태계 구축 ▲편리하고 행복한 일상생활 보장 ▲안전하고 스마트한 도시공간 ▲효율적 지방정부 운영체계 확립 등 4대 목표를 설정해 민생경제, 지역산업, 교육·복지·가족, 문화·관광, 도시·시설, 교통·물류, 안전·환경, 행정·재정·남북·시민 등 8대 부문 실천과제가 '인천 2030 미래이음'과 연동돼 추진된다.

8대 부문 실천과제를 살펴보면, 민생경제의 경우 일자리 부문은 단기과제로 안전한 기업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분야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활성화 한다.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안전한 소비공간 조성 사업의 가치를 바탕으로 점포 안전디자인 시범모델 발굴 등에 나선다.

지역산업은 지역산업 조달공급망 안전화와 첨단산업 입지의 지속적 확충과 기업 유치 활성화를 토대로 인천시 산업가치사슬 재편화 제조업의 디지털 경제형 진화 계획 수립 등이 나왔다. 신산업 유치를 위한 바이오, 로봇, 소재부품 등 지역 주력 산업의 수평적 협업체계 확대 등도 방안이다.

사회의 근간이 되는 교육·복지·가족 부문은 인천시 사이버 시민대학 및 노인대학 개설 및 운영, 노인·장애인 등 감염병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및 관리 강화, 방문돌봄서비스의 감염병 대응 체계 마련 등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관광은 4차산업 연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향유 확대와 더불어 언택트시대의 지역 문화산업 생태계 육성 등을 벌여야 하고 문화예술 긴급지원 기반 구축과 포용과 연대의 문화예술 지원사업 확대 등이 숙제이다. 인천시 관광·마이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구조 변화 대응 및 혁신, 포스트 코로나 인천시 관광·마이스산업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

도시·시설은 고밀, 취약계층밀집 등 감염병 취약계층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마을 단위 회복력 강화를 위한 원도심 재생사업 추진, 디지털 생활 SOC(사회간접시설) 및 공공플랫폼 운영 등이 관건이다.

사통팔달 물류 도시인 인천의 교통·물류를 위해 대중교통 수요 증진 개선과 교통부문 신기술 신속 도입, 지속가능한 공항만산업 발전을 위한 물류 인프라 시설 조기 추진 등이 예상된다.

여기에 안전·환경과 행정·재정·남북협력·시민소통 부문은 지역 공중보건 수준 향상, 폐기물 공공관리 인프라 확충, 위기 및 재난 행정 조직체계와 비정형화된 업무흐름 개선 연구 등이 요구된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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