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포 투톱' 한계…해외투자는 1조 육박
인천공항, 2035년 여객수요 1억1255만…수용 가능은 최대 1억…세계 톱 여객 처리 어려움

김포공항, 2030년 여객수요 3700만…최대 수용은 3500여만…국내선 감당도 빠듯

한국, 국제항공시장 7위…2023년 수요 1억3578만…최근 5년 연 평균 11% 증가… 국내 예측보다 훨씬 상회

'황금알 거위' 고 투자 가치…인구 516만 전라권만 공항 5개
▲ 세계 각국의 여객기와 화물기가 활주로에 계류하고 있다.
▲ 세계 각국의 여객기와 화물기가 활주로에 계류하고 있다.

경기도 신공항을 뒷받침하는 주장 중 하나가 '항공수요 포화'다.
미래에 여객이용이 더욱 늘어나고 기존 대표 공항인 인천공항·김포공항이 공급을 수월히 할 수 없다는 말이다.
 


# 세계, 한국 항공시장 '장밋빛 관측'

발단은 정부의 예상부터 비롯됐다.

국토교통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5~2019)'의 수요 및 공급 예측치를 보면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수요는 2035년 1억1255만명에 육박(연평균 4.3%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의 계획에도 1~4단계(1992~2023년)를 거쳐 최종 공사(2024~2029)까지 완료되면 활주로 5본에 1억명까지 수용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다.

'세계 톱' 경쟁력을 갖춘 인천공항은 최근에도 여객처리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항공기가 이륙할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가 65회로 제한돼 있는데, 지난해 2회를 추가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8시부터 20시까지의 평균 운항편수는 59회까지 높아졌다.

새로운 활주로 건설을 포함한 4단계 사업이 2023년쯤이나 완공된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정부가 중국 방한의 가속화를 감안, 슬롯을 70회로 늘리는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1억명'이라는 예상치는 감당이 쉽지 않다.

김포공항도 마찬가지로 2030년에 도달할 때 여객수요가 3700만여명이라는 것이 국토부 자료를 통해 나타났다.

반면 공항의 최대 수용능력은 3500만여명을 웃돈다.

김포공항은 지금 국내선 여객도 감당하기 바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8시부터 20시까지의 시간당 이착륙 수는 평균 25회(최대 35회)에 달한다.

김포공항의 항공편에서 86%는 국내선이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국제선 공급은 7년째 정체돼있다.

경제적 어려움 탓에 비관적인 전망이 계속된 지난 5년간 '전체 국제선 여객수'는 연평균 11% 증가했다.

탑승률로 봐도 2011년 75%에서 2018년 83%로 꾸준히 올랐다.

국제항공시장이 바라보는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가 2018~2038년 간 전 세계 항공여객을 예측한 결과, '여객 수 증가 상위 10개 국가(국내+국제)' 중 한국이 포함됐다.

한국의 여객 증가치는 1억1597만5000명으로, 7위를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3.8%로 나타났다.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 3개국이 아래에 있다.

구체적으로 2023년 1억3578만6000명, 2028년 1억7107만3000명, 2038년 2억2255만5000명에 달한다.

국내에서 예측한 수보다 훨씬 크다는 결론이다.

국제적 시각이 이처럼 '장밋빛'인 이유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소비패턴, 산업형성 등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외에서는 공항 확장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베이징 서우두 공항의 후발주자인 다싱 공항을 건설했다.

수용여객은 1억명 수준이다.

영국도 수년 전부터 관문인 히드로공항에 새 활주로를 놓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신공항 건설까지 구상했지만 도심이라는 현실에 접어둔 상태다.


 

▲ 지난 설연휴를 앞둔 인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일보DB
▲ 지난 설연휴를 앞둔 인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일보DB

# 업계, '공항은 황금알'

업계는 해외가 공항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고, 국내보다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한다.

그렇다보니 국내 자본이 해외로 흘러가기도 한다.

지난해 1월 한국투자증권은 영국 히드로공항 확장 사업 채권에 2300억원을 투자했다.

추가적인 기관과 타국 사례까지 합치면 공항 관련 투자규모가 총 1조원을 넘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프라 분야는 특별자산으로, 기관용 사모펀드 형태가 거의 100%다.

이에 따라 대부분 비공개로 투자되지만, 현대해상·미래에셋대우·한화투자증권 등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관련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고, 글로벌화에 맞춰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만큼 비교적 가치가 높은 투자처로 인정받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는 모두 15개(민·군 포함)의 공항이 운영되고 있으나, 인구밀도 등을 고려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구 516만여명의 전라권에는 공항이 5개(군산, 광주, 무안, 여수 등)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TIP:IATA(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된 국제협력기구다. 캐나다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전 세계 292개 항공사가 회원이다.
IATA는 전 세계 4000여개에 달하는 국가 간 노선에 대해 향후 20년 간 항공여객을 예측하는데, 양방향 여객이 적어도 매월 1000명 이상인 곳에 초점을 둔다.
생활수준(Living Standard), 인구와 인구구조(Population and Demographics), 항공여행 비용(Price of Air Travel) 등 지표를 면밀히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항공여객시장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3대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기사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2. 경기도 '항공메카' 현실성은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지역이다.지표만 보아도 가늠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기준 인구 1365만명으로 서울의 1.5배, 부산의 3.9배다.730만명에 달하는 경제활동인구도 서울 1.4배, 부산 4.2배다.1만1433개 벤처기업, 577만대 자동차 등등. 다양한 통계에서 대부분 '전국 1위'다.이는 항공업 관점에서 '블루오션(유망시장)'이 따로 없다.도에서 한 달 사이 만들어지는 여권의 수는 10만 건을 웃돈다.2018~2019년 사이 237만5161건이 발급됐다.하지만 유일하게 공항이 없는 지역이다.전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1.끊임없는 '유치요구', 경기도 신공항의 부상 공항. 비행기로 나라의 안과 밖을 빠른 시간에 오가는 욕구가 커진 현대 들어 필요성도 거대해졌다. 지역단위의 '인프라(기반시설)'에도 빼놓을 수 없다.이런 가운데 최근 던져진 한 개의 화두가 수원, 화성, 성남 등 경기지역 곳곳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바로 '신공항'이다.인구는 물론 경제의 중심지에 공항이 들어선 뒤 발생할 파급력은 일자리 창출, 관광 활성화 등 상당한 '발전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하지만 결국 비용이 수반되고 이용객 확보, 주민 주거권 등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가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경기도에서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일 수원·화성·평택·안산·안양·과천·오산·의왕 등 경기남부 8개 지역 시민들은 '경기남부권역 국제공항 유치 도민연합회'를 출범시켰다.경기도는 전국 최대 인구·산업·교통 등의 집약지로 모든 경제지표에서 상위권이지만 현재 공항은 한 곳도 없다.4·15 총선에 나선 일부 예비후보들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반면 공항이 갖는 소음 등 문제에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찬·반 대립은 예견됐다. 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4. 인구 800만 공항 6개도 부족한 영국 런던 "the airport is economic.(공항이 곧 경제다)"영국에 10년 넘도록 '공항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건 한마디 주장 때문이다.런던 권역에 무려 6개의 공항을 뒀으면서, 히드로공항은 '유럽 제1위'로 도약한 시점.하지만 공항을 더 지으려는 영국의 욕심은 끝나지 않았다.'경제'로 시작해 '경제'로 끝나는 목적을 내세운다.주민들의 지지층도 꽤나 결집 돼 있다.새로운 공항으로 성장 활로를 모색하는 이 사례는 국내 대도시인 경기도와 비교 대상에 오르곤 했다."배워야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5. '찬·반' 있으나 '갈등' 피한 영국 공항정책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Globalization)'의 핵심에는 공항이 있다.이에 한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공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사회적 논란도 동시에 겪어왔다.영국이 공항을 추가로 놓으려는 시도도 문제에 직면했다.최초 추진 뒤 14년 동안 양극의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갖가지 부작용도 우려된다.그런데, 극심한 충돌은 없다.현지 관련 단체는 "우리는 현명한 싸움을 한다"고 표현한다. 시민과 기관, 그리고 민-민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국내와 180도 다른 사정이다.# '극과 극'을 ['항공수요 대처' 중요성, 전문가에게 듣는다] 백남규 브루넬대학 교수 영국의 공항 확장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해온 현지 전문가들도 '항공수요 분산', '경제적 효과'에는 특별한 이견 없이 타당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경기도 신공항도 이와 똑같은 내용으로 떠오르고 있다.국내 정책의 방향을 잡는데 영국의 우선 사례가 거론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백남규 영국 런던 브루넬대학 교수는 "히드로는 세계 상위권 공항이고 역사가 오래됐으나, 여객수요의 포화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요에 맞춘 활주로 확충 등 정책의 긍정적 효과는 다양하다"고 밝혔다.지난 1월 21일 영국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6. 공항 갈등 해법 '미디에이션' 세계적 흐름 공항 갈등의 해법으로 공론화를 도입하는 것은 전 세계의 추세이기도 하다.2018년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문건을 보면, 독일은 1997년 시작된 프랑크푸르트공항 확장사업(2차)에서 갈등비용을 종전대비 40억여원으로 절감했다.먼저 1965년부터 시작된 1차 확장사업에서 갈등비용은 3000억여원이 유발된 바 있다. 갈등기간은 과거 15년의 시간이 1.5년으로 줄었다. 10분의 1의 놀라운 성과다.이 사례는 세계에 큰 메시지를 전했는데, '공론화' 때문이다. 1차 사업 당시 불거진 갈등은 독일에 큰 상처를 낳았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6. 공항 확장 첨예한 대립, 이렇게 풀자 국내 '공항성장'을 둔 논의는 한계에 봉착했다.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예측에도 공항을 건설하거나 넓히는 구상은 그저 '악(惡)'이 되어가고 있다.신중한 검토 없이, 시민과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정치·정책적으로 결정내린 과정이 큰 원인이다.'경기남부 신공항'은 다르게 다뤄야 하는 이유다.'왜 추진하는지' 단계부터 공론하는 방향성이 시급하다.이미 실험대까지 올린 영국의 당사자, 사례를 관찰한 한국 쪽 전문가의 공통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티브 커란 하운슬로구의회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