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각대상 … 무의미한 약속"
조사기관도 완료시기 확답 못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올 연말까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건설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예타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토부의 입김이 닿지 않는 기획재정부 산하 연구기관인데다, 김 장관이 조만간 단행될 정부의 개각 대상에 포함된 상황이어서 김 장관의 약속이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2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GTX-B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돼 인천시민들이 화가 많이 났는데 너무 화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GTX-B 노선에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도 남양주 왕숙지구를 넣으면 교통 편익이 더 발생돼 예타가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발표 때도 연말까지 GTX-B 사업의 예타 조사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예타 면제를 받는 것과 몇 달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남춘 시장도 지난달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GTX-B 사업은 예타 면제 요청과 별도로 이미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내 추진이 가능하다는 약속을 받은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이 GTX-B 사업의 연말 내 예타 통과를 또다시 강조했음에도, 인천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선 2017년 9월부터 진행한 GTX-B 사업의 예타 조사가 올해 안에 끝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예타를 통과한 GTX-A·C 사업의 경우 예타 조사에 3~5년이 소요됐다.

실제 KDI 관계자는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GTX-B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검토할 부분도 적지 않고 그래서 조사 완료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게다가 GTX-B 예타 통과를 확언한 김 장관이 정부의 개각 대상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송도국제도시 온라인 커뮤니티 '올댓송도'에선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나 예타 조사와 관련해 공적 효력을 지닌 공공기관이 아닌 국토부 장관이 개인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겠냐"는 등의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GTX-B 사업은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80㎞ 구간을 오가는 급행철도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하 50m 터널에서 평균 시속 100㎞로 달리기 때문에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6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