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씨름단 감독이 선수들 계약금 일부를 되돌려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6일 인천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연수구 씨름단 선수들이 2019년 신규·재계약 건으로 받은 계약금 중 300만원을 각출해 A감독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씨름단 B선수와 코치가 나눈 이 대화에서 B선수는 "제가 선수들에게 받은 것을 모아서 감독님께 드렸다. 숙소에서"라며 "은행에 있는 현금 봉투 있지 않느냐. 저 포함해 6명이니 18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씨름단 선수 가족도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선수 한 명이 계약한 선수들에게 공금을 걷는다고 들었다. 300만원씩이 맞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계약금 상납 행태는 올해만이 아니었다는 게 씨름단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씨름단 C코치는 "2017년 1월쯤 한 선수가 입단할 때 300만원을 팀을 위해 쓴다며 나에게 받으라고 지시했다. 내가 선수에게 직접 받아 현금으로 감독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A감독은 2016년 11월부터 연수구 씨름단을 맡고 있으며 임기는 올해까지다.
해당 감독은 각출한 계약금을 씨름단 공동운영경비로 쓰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감독은 "구청에서 씨름단 운영비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단체 여행이나 회식, 트레이너 비용 등 선수 개인이 부담하는 게 벅차서 계약금을 받은 선수가 공동자금 형식으로 내면 1년 동안 씨름단 운영을 위해 쓰는 방식이다. 나 역시 계약금 중 300만원을 냈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강제성이 있었다면 문제가 된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한편 연수구는 계약금 상납 의혹을 포함해 씨름단에 얽힌 9개 문제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 관계자는 "대부분 내용이 수사로 확인돼야 할 사안이라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관용버스 개인 이용 건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선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