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출산율 19년만에 광역단체 중 '최대 하락'
한은 - 경기연 분석 … 주택대출·고용률 연관성 찾아

경기도가 지난 2000년 이후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내에서는 수원 팔달구가 2000년 1.779명에서 2018년 0.774명으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출산율 하락 현상은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5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와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경기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경제세미나'에서는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정승기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이 공동 연구한 '경기지역 출산율 급락 현상 분석 : 원인과 파급효과' 보고서가 발표됐다.

경기도의 합계출산율(15세부터 49세 가임기간에 있는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00년 1.63에서 2018년 1.00으로 0.63만큼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합계출산율이 1.48에서 0.98로 0.5 하락한 것보다 높은 수치고,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경기도내 시군구별로는 수원시 팔달구의 합계출산율이 1.005명만큼 하락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안산시 단원구(-0.95), 안산시 상록구(-0.91) 등이 뒤를 이었다. 용인시 수지구(-0.87), 이천시(-0.83), 시흥시(-0.80), 용인시 기흥구(-0.80), 오산시(-0.79), 수원시 장안구(-0.76), 의왕시(-0.75), 과천시(-0.74), 고양시 덕양구(-0.74) 등이 낮은 출산율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하락세 급락이 서울을 둘러싼 대도시권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도내 시군별 아파트 매매가격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택담보대출, 아파트 전세가격, 평균 취학년수, 실업률, 고용률 등 각종 경제변수를 25~29세, 30~34세, 35~39세 등 연령대별로 나눈 집단을 대입해 저출산 현상의 원인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1인당 주택담보대출이 높으면 합계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평균 취학년수, 실업률 등 출산율 하락요인들과 비교해서도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고용률은 출산율을 높이는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주거안정과 일자리 정책 등이 저출산 문제해결의 핵심이 될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화 확대 현상 주의 ▲집값 안정과 노력의 필요성 ▲아이 돌봄 인프라 확충 ▲당장의 적극적 대응 등을 강조했다.

하준경 교수는 "저출산은 먼 미래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당장도 내수를 위축시킨다"며 "프랑스·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들은 저출산을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예산을 늘리는 등 적극 대응해 추세를 발전시킨 바 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과감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