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차량 진입로 확보 '외면' 비좁은 농로 화재진압 어려움
▲ 화성 상록요양병원으로 향하는 집입로는 차량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 폭이 4m 미만에 불과하다.
▲ 화성 상록요양병원으로 향하는 집입로는 차량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 폭이 4m 미만에 불과하다.

화성 상록요양병원·요양원을 관리 감독하는 화성시가 주먹구구식 소방 안전 점검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 노인복지과는 동·하절기 노인요양원 등 복지시설 대상 안전점검표를 만들어 매년 10개 분야 동절기 49개, 하절기 56개 항목을 안전점검하고 있다.


이중 화재시 대형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소방안전관리 분야 중 소화설비 부분에 '소방차 진입로와 소화 작업 공간 확보'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시는 지난 10여 년간 동·하절기 안전점검을 진행하며 화재 등의 긴급 상황시 소방차량의 교행 여부는 점검하지 않았다.


시가 2018년 상록요양원의 안전점검기준을 점검한 결과 동절기 안전관리서 미작성, 안전관리자 미지정, 안전관리자 훈련 미시행 등 3개 부분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당 요양원의 진입도로는 소방차량과 응급차량이 교행하기 힘든 너비 3.5~4m의 좁은 농로다.


그 때문에 화재 등의 위급상황 발생 시 구급차량과 소방차량 진출이 어려워 골든타임 내 화재 진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전체면적의 합계가 2000㎡ 이상인 건축물의 경우 대지 너비 6m 이상의 도로에 4m 이상을 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7년 12월 수십명의 참사가 발생한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시 사고현장 주위는 도로 폭이 좁고 불법주정차량 때문에 소방차는 80m 떨어진 곳에서 맴돌아야 했다. 결국 화재진압과 구조작업이 늦어져 29명의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상록요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진입로는 좁은 농로에 불과하지만, 다행히 화재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요양 중인 100여 명의 노인들과 임직원 100여 명까지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신속히 소방도로 개설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정기점정 과정에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지 만 확인하고 도로 폭의 6m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폭 6m 도로를 설치하기 위해 주민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도로확장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