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고통 세상에 제대로 알려..법안 추진·영향 재조사 파급력
▲ 1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 열린 '2019 지역신문 콘퍼런스'에서 인천일보 김현우 기자가 '군 군항 전투기 소음피해 '기획보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 '2019 지역신문 콘퍼런스'에서 대상(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한 '군공항 전투기 소음피해' 기획보도는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는 자체부터 의미가 크다.

전투기 소음피해는 60여년 세월 수원·화성지역 25만여명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게다가 공군도 훈련 제약 등 피해를 받는, 전형적인 '불균형' 구조다.

이에 대한 해결 요구는 잇따랐지만 '일부의 피해'라는 이유로,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가라앉았다.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보도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6년부터 이 사안에 접근한 인천일보 김현우 기자는 수없이 주민, 정부기관, 지자체를 통해 취재하면서 근본적인 문제 및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획·심층 보도도 계속했다. 대표적으로 2018년 '군공항 이전 해법은 없나'의 주제의 기획보도는 1992년부터의 옛 자료부터 조사해 군공항 문제의 흐름을 짚었다.

또 대안이자 지역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군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쟁점, 방향을 집중 다뤘다. 지역 기자라는 한계에도 중앙부처인 국방부를 상대로 분주히 취재했다.

2019년 '전투기 아래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기획보도는 그동안 이전사업, 개발 논리로 외면 받았던 주민 피해 실상을 전격적으로 다룬 기사다.

김 기자는 그간 발표된 자료를 근거로 자체적인 조사를 벌여 ▲피해 실태 ▲난청 등 유발의 근거 ▲피해 학교 실태 및 의견 ▲군공항과 민간공항 학교 피해 비교 등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체계화한 데이터를 구축했다.

특히 정부도 시도하지 않은 '소음피해 여론조사'를 실시, 수원·화성 주민 상당수의 고통 정도가 심각하며 문제에 대해 정부를 불신하고 있다는 의견을 도출했다.

기획기사를 보도할 때 소음피해 정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독자를 위해 직접 마을과 학교 일대에서 영상을 촬영했으며, 유튜브와 지면에 게재하기도 했다.

단독 보도를 통한 언론의 감시역할에도 충실했다. 예로 10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피해 보상 등의 관련법은 국방부 내부에서 비밀리 논의될 때부터 취재하며 견제한 바 있다.
2018년 11월12일 단독 보도한 ▲"전투기 소음 고통 … 이번엔 인정받을까요" 제목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또 소음피해 데이터가 오래돼 효력이 없다는 등의 단독보도를 이어갔다.

파급력은 컸다. 김진표 국회의원(수원무) 등이 기사를 기반으로 법안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고 전했으며, 수원시가 올해 소음 영향을 재조사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김 기자의 기사 및 영상은 시민단체 토론회 등에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김진표 국회의원은 "인천일보 보도가 그동안 잠잠했던 문제를 수면위로 이끌어내 정치권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관계자,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등도 "주민의 고통과 지역의 문제를 잘 알려줬다"는 평을 전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지역신문 콘퍼런스란?

지역신문 콘퍼런스는 지역언론인과 학계, 지역주민 등이 모여 지역언론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소통의 장이다. 우리나라 지역언론 최대 축제이자 지역신문의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07년 처음 열린 이후로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주관 후원하며 해마다 열려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올해 콘퍼런스는 '포용과 혁신, 그리고 지역신문'이라는 주제로 일반세션 9개와 개최지인 광주·전남지역 언론사가 참여한 특별세션 3개 등 모두 12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전체 12개 세션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일간신문 15개사와 주간신문 7개사가 참가해 우수사례 27건을 발표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올해는 언론인 및 지역민, 시민기자 등 언론에 관심 있는 청년들과 함께 심층기획보도와 지역신문의 혁신사례 및 미래전략, 독자친화형 지역공헌 사례 등을 공유했다. 또 기금 지원사업의 성과를 확인하는 등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지역신문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조망했다.
 
인천일보는 대상을 받은 경기본사 사회부 김현우 기자의 '지역 주민의 오랜 고통, 군 공항 소음피해 기획보도' 외에도 인천일보TV 유지형 피디·이용훈 기자가 '올드&뉴 미디어의 만남-인천일보 TV' 라는 주제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또 인천일보 창간 31주년을 맞아 인천도시역사관과 공동기획한 '없었던 섬 송도(松島)' 기획기사로 콘퍼런스 부대 전시에 참여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