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을 앞둔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부지를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전담조직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원 박사는 지난 1일 부평구 안전체험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부평 캠프마켓 시민생각 찾기, 전문가 콘퍼런스'에서 "캠프마켓과 인천육군조병창 유적 등은 반전(反戰) 평화의 역사적인 장소로 높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다면 반전 평화 교육 현장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인천육군조병창 제1제조소와 부평토굴, 미쓰비시 줄사택과 같은 군수공장을 하나의 역사단지로 잇는 역할을 하는 전담조직이 필수"라며 "세계유산 등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의를 얻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환경 분야 주제 발표에 나선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회 위원장도 독성물질로 오염된 캠프마켓 주변 하천을 복원하려면 무엇보다 주민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환경 전문위원회 등이 마련돼야 주민의 뜻을 알 수 있고 향후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며 "캠프마켓이 당장 반환되더라도 오염토양 문제로 즉시 활용할 수 없어 이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환 후 남겨진 캠프마켓 내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는 "캠프마켓 주변 담장은 80여년 세월이 물든 역사적인 구조물로 캠프마켓은 멀리 잡으면 한 세기 역사를 응집하고 있다"며 "이를 다시 풀어 확장할 때야말로 반환된 캠프마켓이 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부평지역 남은 근현대 유적에 대한 전체적인 조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