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구 여행 에세이 '동행'

"어머님이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몇 해 전 돌아가셨어요. 그게 아쉬워 '어머님과 함께 걷는다'는 마음으로 어머님 영정사진을 배낭에 모시고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난 2개월 동안의 여행내용을 책에 담았습니다."

진종구 전 서정대학교 교수가 여행 에세이 '동행'(사진·도서출판 어문학사, 340쪽, 1만7000원, 2019년 10월)을 펴냈다.

그는 800㎞의 프랑스길과 280㎞의 포르투갈 해안길을 걸으며 죽음과 공간, 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한다.

질문하며 걷는 장장 2개월에 걸친 고통의 나날에서 저자는 사람들과 마주하며 즐거움과 섭섭함 그리고 고독 속에서 행복을 알아차린다. '동행'은 행복을 알아차리며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저자가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사진과 글로 보여준다.

산티아고 순례길, 즉 까미노(Camino)는 기독교 신앙의 상징을 증명하는 역사적 문화유산이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뜻의 이 순례길을 걷는 저자는 베드버그의 수난과 극한의 걷기 힘든 고통을 겪으며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순수함과 고결함을 마주하며 그 가운데 신앙의 깊이를 더해 간다.

저자는 신에게 더욱 다가감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깨달았던 순례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순례길에서의 경험은 어머니의 영혼이 천국에 갔을 것이라는 큰 위안을 갖게 하며 성모께 어머니의 영혼을 받아주실 것을, 마음으로 기도 드린다. 순례길을 걷는 저자는 도시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소한 행복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다시금 생각한다. 차가운 새벽 공기에 따스한 커피 한 잔, 한낮에 갈증을 쫓아내는 콜라 한 잔, 순례를 마치고 샤워와 빨래를 마칠 때, 어머니와 추억을 곱씹으며 사색에 잠길 때, 행복을 느낀다.

이 책은 4부로 나눠진다. 1부는 산티아고 순례에 나서기 전의 상황을 기술했고, 2부는 프랑스길을, 3부는 포르투갈 해안길을 걸으며 했던 사색을 담았다. 4부에서는 순례길을 걸으며 했던 갖가지 사색을 깊이 있게 서술한다.

/안양=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