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0일)는 제39회 항공의 날이었다. 대한민국의 관문 공항이 자리하고 있는 인천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의미 있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지난 29일 인천시와 인천연구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개최한 '공항과 지역의 상생적 경제발전' 국제세미나는 공항경제권 구축의 방향과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어 30일에는 인천시와 인천산학융합원이 '인천항공산업육성 전략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인천형 항공정비산업(MRO) 육성을 위한 주체별 역할 및 전략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됐다고 한다. 31일에도 인천산학융합원과 항공부품소재융합, 한국산업단지 인천지역본부 등이 공동으로 '3D 적층 기술 기반 소재·부품·장비 제조 혁신' 세미나를 연다.

29일 국제 세미나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진단도 나왔다고 한다. 존 카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인천은 공항경제권 조성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적인 공항경제권은 공항과 항공기 등을 비롯한 교통 인프라로 이동 시간을 줄여주고, 이는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도시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한 모든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문제는 전략적 로드맵과 달성 가능한 비전을 실천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모든 논의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에 항공 관련 산업을 일으켜 제대로 된 공항경제권을 구축하자는 것으로 모아진다. 2001년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은 단기간에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의 공항으로 도약해 있다. 그럼에도 인천은 공항 관련 연관 산업의 수혜는 미미하고 인천공항에 접근하기 위한 통과 지역의 지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세계 굴지의 공항이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항공정비단지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치 논리에 갇혀 그냥 항공기들만이 뜨고 내리는 공항만 덩그러니 있는 셈이다. 공항경제권 구축은 향후 인천의 도시경쟁력 신장,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첫 단추는 항공정비단지 구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 역량의 총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