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인천 연수구을)

하루 비행편수만 1062편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연평균 9.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 공항 반열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의 여객이 증가하면서 안전을 위한 항공정비(MRO) 산업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안전과 직결된 항공정비단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인천공항의 정비 결항률은 2010년 3.9%에서 2016년 23.5%로 크게 증가했다.

MRO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과 성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정비(Maintenance)와 수리(Repair), 재생정비(Overhaul)를 의미하며, 크게 운항정비와 기체정비, 엔진정비, 부품정비로 분류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경남 사천을 우리나라 1호 MRO 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사천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활성화돼 있지만 운항하는 노선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반면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MRO단지 조성사업 유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의 입지 조건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자력 발전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인천을 인천공항의 민간항공 수요와 항공운항 안전에 필요한 민간항공 전문 정비단지로 특화시키고 경남 사천은 기존의 군수 항공기 제작과 민간항공기 부품, 그리고 군수분야 항공정비로 특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인천과 사천에 각각의 특화된 MRO단지를 조성한다면 두 지역이 상호 지원하면서 전체적인 항공산업의 규모를 증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간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나 충분한 공생과 동반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항공기 MRO산업은 2028년까지 연평균 4.0%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민간항공 분야 항공정비산업은 2018년 기준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이 중 엔진과 부품의 해외의존도는 각각 67.5%와 61.8%에 달하며 해외 정비 위탁비용만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심각한 국부 유출이다.
현재 국내 항공 MRO는 기체 정비를 중심으로 육성되고 있는 반면 항공 선진국의 경우에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기 엔진 위주로 전략적 육성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천에 엔진 특화 MRO 조성도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해외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정비부품도 국산화시켜야 한다.

GE, 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사 유치도 중요하다. 세계적인 부품 제조사들이 인천, 그 중에서도 정주 여건이 뛰어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자리를 잡게 된다면 제작 산업의 동반성장은 물론이고, 연관된 회사들과 소속 임직원, 가족들도 입주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인재 육성도 병행해야 한다. 필자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16년 송도국제도시에 항공산업산학융합지구를 유치했다. 현재 국비 120억원 등 총 585억원을 투입해 항공기 정비 인력 3000여 명을 육성 및 공급할 수 있는 산학융합원을 건립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기업연구관과 캠퍼스 등이 준공 예정이다.
민간과 군수의 MRO단지 이원화는 항공기 정비 부품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우리 기업이 글로벌 항공부품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항공도시 인천', 인천 경제의 새로운 지평은 항공 정비 MRO 단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