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깔창 생리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화성시가 무상생리대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30일 시에 따르면 화성 병점동 유엔아이센터, 남양읍 모두누림센터, 동탄 청소년문화의집, 향남읍 외국인복지센터까지 4곳의 화장실에 무상생리대 지급기가 설치된다.
 
시는 오는 11월 둘째 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추가로 병점역 화장실도 코레일 측과 협의가 끝나면 설치하기로 했다.
 
무상생리대 보급은 화성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이은진 의원이 지난 5월 초 저소득층 청소년을 등을 위한 '화성시 공중화장실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안' 발의안이 지난 6월14일 통과되면서 시작됐다. 깔창생리대 문제는 2016년 6월 위생용품업체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 인상을 발표한 이후 발생했다.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는 청소년들이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한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후 1년5개월 여 만에 '깔창 생리대 방지법'이 만들어졌다.
 
저소득층 소녀들의 아픔을 단적으로 보여준 깔창 생리대 논란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부당하게 비싼 생리대 가격을 정부가 규제하라는 주문이 터져 나왔다.
 
결국 서울시 도봉구와 강남구가 무상생리대 보급을 시작했고, 경기지역은 화성시가 처음 무상생리대 지급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문화시설이나 도서관이 위치한 공공시설 화장실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내년에도 분기별 500만원씩 총 1500만원 예산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청소년 등 이용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본격추진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전국에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신청하면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생리대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동사무소에 직접 방문해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확인해야 해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들을 위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여주시의회는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지역 모든 여성·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원하는 내용의 '위생용품 지원 조례안'을 의결·시행하고 있다.


/화성=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