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바꾼 한마디 "사람 밑에 사람 없다"
▲ 최승원 경기도의원이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낮은 자세로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故 김근태 국회의원과 첫 만남서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에 사직
운전 수행하며 현실정치에 눈 떠
金 의장 정신 잇고파 정치입문

고양·성남 1기 신도시 재생 등
도민 체감정책 추진 위해 노력





"김근태 정치의 명맥을 이어가고 싶어요." 학창시절 서울 신림사거리에서 터지던 학생들의 함성과 최루탄의 의미를 몰랐던 학생이 서른살 무렵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잇겠다는 신념을 세웠다.

최승원(민주당·고양8) 경기도의원의 이야기다. 그는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중견기업 총무과에서 일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세무사 사무실을 다녔던 경력으로 빠른 승진에 나름 만족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그의 인생은 "면접한번 보라"는 고등학교 선배의 권유에 바뀌었다.

면접장은 열린우리당 청사였고, 면접관은 故 김근태 전 국회의원이었다.

민주화운동청년연대 의장으로서 군부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 주역이었고, 박종철 열사가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기도 한 김근태 전 의원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저에게 들려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 한마디에 인생이 바뀌었어요. 아는 고등학교 선배의 부탁을 계속 거절할 수 없어 보러간 면접이었는데 말이죠. 사실 면접을 보러 가기 전까지만 해도 김근태 전 의장이 누군지도 몰랐고, 정치도 몰랐었죠. 그런데 면접을 본 그 다음날 직장에 바로 사직서를 냈어요. 순전히 이분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말이죠."

그가 김 전 의원을 운전수행으로 모신 것은 김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2003년 무렵이다.

그때부터 김 전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장 등을 맡은 2008년까지 쭉 함께했다.

하루 24시간 중 12시간을 지근거리에서 봤던 김 전 의원은 '인생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국민의 돈을 어떻게 손실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느냐'는 이유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계급장을 떼고 말하자"는 일화에서부터, 암 등 4대 질병을 규정해 국민들의 삶을 보장한 것,
선거운동을 하며 본인에 대한 비판을 "더 노력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고 했던 모습, 하나하나에서 국민들이 더 나은 세상을 살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절실히 느꼈다.

"운전수행은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일이에요. 또 차안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해요. 저는 정치 초년생들이 정말 어떤 분에 대한 정치를 배우려면 수행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그분의 생각과 가치관, 행동거치 등을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어요."

그는 2008년 김 전 의원이 총선에서 1000여표 차이로 낙선한 후 한반도재단(현 김근태재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다 당시 재단 사무총장이던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의 권유에 다시 정치로 돌아왔다.

그 후 민주당 중앙당에서 당직 생활을 하고 기동민과 유은혜 국회의원 등 김 전 의장의 정신을 잇고 있는 정치선배들의 활동을 도왔다.

그가 현실정치에 뛰어들고자 마음먹은 것은 김 전 의장이 지난 2011년 서거하면서다. 동지들과 함께 한참을 슬퍼하던 그는 김 전 의장의 정치를 잇고자 마음먹었다.

"민주경제화와 대북유라시아 철도 연결 등 최근 논의가 활발한 것들은 김 의장이 정책적 구상을 해놓은 것이었어요. 너무 일찍 가셔서 의장님이 바랐던 것들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가셨어요. 그 상황에서 과연 내 역할은 무엇인가, 의장께 정치를 배운 내가 해야 할게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어요. 의장의 정치를 잇는 선배정치인들을 돕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김근태 정치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에 대한 해법으로 찾은 것이 현실정치였죠."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도전해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그는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도의 공유재산 매각 특혜의혹을 폭로해 도의회 특위 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도의원으로서 보다 나은 도민 생활에 밀접한 정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고양과 성남, 남양주 등 1기 신도시의 도시재생 문제와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그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도의원은 도민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 가장 체감이 되는 정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기도내 1기 신도시는 낙후된 주거시설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집중돼 정체를 유발하고 있는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또 국민들이 주차문제를 두고 칼부림까지 나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주차문제 해결을 주목해야 해요. 경기도가 공터나 공가 등을 매입해 짜투리 주차장을 만들고 있는데, 이 같은 사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구인 고양 마두·정발산·일산2동은 뉴스테이로 묶여 10여년간 노후상수도 개량사업조차 하지 못한 주민지원사업이 급선무라 밝혔다.

또한 한류월드 개발사업, GTX 및 대곡소사선 연결사업, 경기영상벨리 등의 순조로운 사업진행을 위해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항상 낮은 자세로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정치인으로 남고 싶어요."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