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적십자사, 인니 팔루서 Together 프로그램
▲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팔루지역은 진도 7.4의 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지진으로 생긴 진동은 지반이 수분을 머금는 액체와 같은 상태로 변하면서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다. 사진은 팔루지역 주민들의 임시거처 모습.

▲ 재난으로 학교를 잃은 팔루지역 SDN 6 PALU 초등학교 학생이 인천지역 청소년들이 포장한 '우정의 선물상자'를 전달받고는 기뻐하고 있다.

▲ 팔루 공항에서 관계자들이 피해 학교에 전달할 선물상자를 옮기고 있다.

▲ 팔루 재난현장총괄 캠프.

▲ 팔루 재난현장.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발생한 진도 7.4의 지진과 쓰나미로 2000여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공식 집계된 숫자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잔해 속에 묻혀 있는 인원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술라웨시 섬에 있는 팔루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지진과 쓰나미뿐 아니라 액상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복합적인 재난을 겪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팔루 주민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이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재난으로 학교를 잃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용품이 담긴 '우정의 선물상자' 3000개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선물상자는 인천지역 청소년들이 지난 6월 한 자리에 모여 만든 것으로 손 편지도 함께 담겼다.

단순히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을 넘어 국제적인 우정 교류를 이뤄내 의미가 크다.

지난 13~18일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을 포함한 적십자 인천지사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팔루지역을 찾아 선물상자 일부를 전달하고 재난 현장을 둘러보며 위로를 건넸다.


▲자연재해 잦은 인도네시아, 관심과 도움의 손길 절실

RCY 단원과 지도교사, 기부자 대표, 적십자 인천지사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 11명은 팔루지역을 방문하기 전 자카르타에 있는 인도네시아 적십자사(Palang Merah Idonesia)를 찾아 인도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청소년들의 국제 친교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인도네시아는 크고 작은 지진이 매년 발생할 정도로 자연재해가 잦은 지역으로 구호 활동에 동참하는 적십자 봉사원 규모도 큰 편이다.

35만2925명의 봉사원들이 재난 현장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응급처치훈련을 이수한 이들도 3000명에 이른다.

전 세계 적십자사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위해 다양한 구호와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팔루지역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한적십자사는 23억6700여만원의 성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적십자사는 '2019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를 기획한 적십자 인천지사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닥터 리톨라 타스마야(Dr. Ritola Tasmaya) 인도네시아 적십자사 사무총장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여러 번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재난 관련 도움을 주시니 감사드린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향후 인도네시아에 또 다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우정의 선물상자 전달, 나눔의 기쁨 깨닫다

적십자 인천지사 대표단은 '우정의 선물상자' 전달을 위해 팔루지역 'SDN 6 PALU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지진과 쓰나미가 지나간 이후로 건물이 사라져 주차장을 교실 삼아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이주가 결정될 때까지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열악한 환경 속에 지내야 한다.

대표단은 우정의 선물상자 전달식 이후 복구 중인 학교에 인천과 팔루를 포함한 온 세계 청소년들의 우정 교류를 다짐하는 의미로 나무를 식수하고 건물에 페인트를 칠했다.

히즈라(HIJRAH) 교장은 "재난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저희 학교에 도움을 주고자 직접 방문한 단체는 적십자 인천지사가 처음"이라며 "먼 길 오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인천지역 청소년들의 정성이 담긴 우정의 선물상자까지 전달해주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인천 RCY 대표로 참석한 김현진(논곡중 2학년) 학생은 "한국에서는 흔한 학용품이 팔루에 있는 친구들에게는 꼭 필요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손수 만든 선물상자가 직접 전달되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창열 RCY 지도교사(부개서초 교감)는 "매번 국내에서 우정상자를 만들 때마다 어떻게 전달될지 궁금했는데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적십자와 RCY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학교 방문 이후 대표단은 팔루지역 내 한 이재민 캠프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해당 캠프에는 아직 이주하지 못한 4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이들은 향후 지원을 받아 영구 임대주택에 입주할 계획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우정의 선물상자를 전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며 "양국의 적십자 인도주의 역량이 한층 강화되고 협력의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사진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