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일죽면서 '고병원성 의심 H5형 바이러스' 검출
환경과학원, 반경 10㎞ 예찰 … 경기도 축산농가 이중고
▲ 철저한 방역만이 살 길 안성에서 야생조류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27일 오후 방역이 한창인 안성시 청미천 일대 위로 철새가 무리지어 날아가고 있다. H5형은 고병원성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있는 유전형 바이러스이며, 닭이나 칠면조 등이 고병원성에 감염될시 100% 가까이 폐사할 수 있어 철저한 방역이 요구된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안성시 일죽면 일대에서 야생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40여일 넘게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AI 바이러스까지 겹치면서 경기지역 축산농가는 이중고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안성시 일죽면 일대에서 22일 채집한 야생조류의 분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7일 밝혔다. H5형은 고병원성이 의심되는 유전형 바이러스다.

이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은 시료가 채취된 주변 지역에서 병원균 발생 상황이나 밀도, 주변 작물 상태 등을 살피면서 상황이 어떻게 변동되는지 예측하는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관리본부,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AI 바이러스 검출 사실을 통보해 신속히 방역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닭이 감염됐을 때 1∼2일 만에 80% 이상이 죽는 AI 바이러스를 고병원성으로 분류한다. 이와 달리 저병원성은 사실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번에 검출한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확인하는 데는 3∼5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조류인플루엔자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점의 반경 10㎞ 안의 야생조류 분변과 폐사체에 대한 예찰을 강화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최근들어 야생멧돼지에서 발생하면서 당국이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 멧돼지 사살·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 강원지역을 넘나들며 야생멧돼지에서 지속적으로 ASF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방역당국은 지난 9일 ASF가 지난 9일 연천 양돈농가에서 14차 발생한 이후 18일간(27일 기준) 추가 발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최대고비는 넘겼다고 보고 있다. ASF 최대 잠복기는 최대 19일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민통선 인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접경지역 소독을 한층 더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류인류플엔자에 대해서도 "연이어 H5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됐다. 검출 지점 반경 10㎞인 방역 지역 안에 많은 가금농가가 있기 때문에 이동통제와 주변 소독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도 빨리 마무리할 수 있게 축산농가를 계속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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