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자치단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17일 파주시에서 최초 ASF 확진 이후 40여 일이 지났지만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야생 멧돼지에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자치단체와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포천시 등 5개 시·군에 따르면 지난 24일 포천시청에서 포천·양주·동두천·연천군·강원도 철원군 등 5개 시군 부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여 긴급회의를 했다.
ASF 장기화에 따른 방역상황을 공유해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지속해서 발견돼 확산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야생 멧돼지 소탕을 위한 현장감 있는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승윤 수의사는 체코의 야생 멧돼지 대응 사례와 함께 확산 방지를 위한 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시군별 대응 상황과 문제점 등 지역 상황을 공유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ASF 총력대응을 위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긴급회의를 제안한 김대순 양주 부시장은 "ASF 발생 이후 방역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역의 어려움과 문제점 등을 논의할 수 있어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시군이 함께 힘을 모아 ASF에 대응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계삼 포천 부시장은 "현재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민관군이 협력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힘들 때 시군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ASF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24일 ASF 완충지역인 포천·양주·동두천 등에 대해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시적으로 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을 허용했다.
이에 포천시는 양돈 농가 163곳 주변부터 야생 멧돼지 포획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곳에 35명을 분산 투입할 예정이다.

양주·동두천시도 주요 서식지에 엽사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야생 멧돼지 집중 사냥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3개 시군에선 양돈 농가 247곳에서 약 4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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