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6~8주간 실험
결과 따라 사업방향 결정

 

독성물질로 오염된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내 토양 정화 작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이달 말부터 정화 효과를 미리 알아보는 파일럿 테스트(예비 실험)를 시작한다.

실험 결과에 따라 오염 정화 기준이 정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환경공단과 부평구는 24일 캠프마켓에서 '오염토양 정화 사업 주민설명회'를 열고 열봉을 활용한 예비 실험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날 문형열 공단 현장 책임 감독관은 "다음 주부터 다이옥신 등으로 오염된 캠프마켓 정화를 위한 실험이 진행된다"며 "약 6~8주간 이뤄지는 실험 결과에 따라 향후 정화 사업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실험은 오염 구역에 1000℃가 넘는 고열을 방출하는 9개의 열봉을 설치한 뒤 다이옥신을 태우는 방법이다. 335℃ 이상의 열을 가할 경우 흙과 다이옥신이 떨어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다이옥신을 제거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이미 미국과 베트남 등에선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있는 흙도 가능한지 여부는 알려진 게 없다.

공단은 이번 실험을 통해 최소한 유럽 내 유아용 놀이터 흙에 적용하는 기준인 100피코그램(pg)까지 오염토를 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보다 높을 경우 불이익을 받고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역 주민들은 기준을 외국에 맞추지 말고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며 입을 모았다.
설명회에 참여한 주민 A씨는 "주민들이 원하는 건 오염 토양의 정화 기준이 50pg 수준에 달하는 것"이라며 "꼭 이 수치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실험을 무사히 마무리해 내년 6월까지 본 정화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