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 인천 중구의회 의원

인천 중구 관내 공공조형물 설치에 따른 설치 기준과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무분별한 건립으로 발생하는 예산 낭비와 주민 불만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공공조형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공공조형물이란 공유재산인 공공시설 안에 설치하는 회화, 조각, 공예 등 조형시설물과 벽화, 분수대, 야외무대 등 환경시설물 그리고 동상, 탑, 기념비 등 상징조형물을 말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의 공공조형물은 총 6287점이다. 그 중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공조형물이 많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2014년 9월, 전국 지자체에서 공공조형물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무분별한 건립에 따른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건립심의위원회 구성과 주기적 안전 점검 등의 내용을 담은 '지자체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그러나 올해 6월 점검한 결과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46곳이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국민권익위는 지자체별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빠른 시일 내 제도 개선이 완료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인천은 인천시와 미추홀구, 부평구, 계양구가 국민권익위의 권고를 이행하여 조례를 제정했다. 옹진군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수립과 조형물 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일부 항목을 지키지 않아 일부이행으로 평가됐다.
중구 관내 공공조형물은 95여개인데 총괄부서 없이 사업부서별로 공공조형물을 설치하고 유지보수, 관리하는 정도이다.

하루빨리 국민권익위 권고 사항대로 전문가, 주민대표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기준과 절차의 규정, 조형물의 체계적인 건립기준 제시를 통해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무분별한 신규 설치를 제한하고 기존 조형물이 훼손되거나 흉물로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세계 5대 공공조형물로서 런던에 설치된 '자연의 힘', 프라하에 있는 '프란츠 카프카의 동상', 마르세유의 '여행자',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의 신발들', 시드니의 '바닷가 조각 전시회' 등을 예로 봐도 공공조형물은 관광 상품화되기도 하고 도시의 문화지수를 높이는 요소이다.
우리 중구 지역도 역사와 문화 등을 고려해 지역 정체성에 부합되는 공공조형물이 설치되길 바란다. 공공조형물이 여행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수의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예술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