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인천 농산물 유통 거점이었던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내년 2월 남동구 남촌동으로 옮겨진다.

구월동 시장 부지는 롯데 개발사업에 자리를 내준다.

공사 지연과 롯데 측과의 계약 변경, 지방채 발행 등으로 번진 계기였던 남촌동 문화재 발굴조사에선 삼국시대 유적 일부가 확인됐지만 "보존 가치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천시는 2020년 2월28일 첫 경매를 시작으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개장한다고 23일 밝혔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16만9851㎡ 면적의 땅에 경매장, 직판장 등 건물 7동이 들어선다.

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6만872㎡보다 2.8배 넓은 규모다. 주차장도 713면에서 2820면으로 대폭 늘어난다.

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시설 노후, 교통 혼잡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려고 도매시장 이전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1994년 1월 개장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26년 시대를 접는다.

기존 건물과 부지는 지난 2015년 체결된 매매계약에 따라 롯데인천타운㈜으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시는 매각 대금 3060억원을 종잣돈 삼아 남촌동으로 시장을 이전하는 공사를 벌였다.

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발단은 지난해 5월 착수된 문화재 정밀조사였다.

표본 시굴조사 과정에서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집터, 유물이 나오자 시는 1만8827㎡를 대상으로 7개월간 정밀 발굴조사를 했다.

당초 롯데와의 계약상 잔금 납부, 소유권 이전 조치일은 올 5월 말이었지만 공사가 늦어지면서 매매계약이 변경됐다.

잔금 1224억원을 받지 못해 올해 세입에 구멍이 났고, 596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후유증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마무리된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는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인 '기록 보존'으로 결론 났다.

조사 기록물만 남기고 발굴조사 현장에서 공사가 재개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 결과 원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 초기 유적으로 추정되는 주거지 46기와 토기 파편, 조선시대 주거지 2기와 묘지 7기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구가 나왔다고 판단되지 않아 현지 또는 이전 보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