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창 인천 서구의회 의원

과거 같은 시기, 극동의 세 나라는 해외 선진 문물을 접하고 갈림길에 서게 됐다. A국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까지 해외에 대규모 사절단을 보내 배우면서 근대화에 성공했다. 다른 B국가는 체제하의 선별적 수용으로 방향을 정했고 결국 느린 변화 속에서 반식민지가 됐다. 마지막 C국가는 사절단 출신의 개혁 세력이 지탄과 숙청을 받다 수십년간 식민지로 전락당했다.
기초의회가 선진교육 연수를 통해 앞서가는 해외 분야를 벤치마킹하고 지자체 내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것도 이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맥락이다. 하지만 해외연수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은 지방자치 이후로 늘 차가웠다. 물론 자초한 점도 컸다.

서구의회 또한 주민들과 사회단체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 캐나다 해외 공무출장 일정을 추진했다. 적수사태가 일단락은 되었다지만 여진이 아직 맴돌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토의가 있었다. 고민 끝에 공무일정을 제대로 해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의원의 본분이라 생각해 캐나다로 떠나게 됐다.
이번 연수의 목적은 크게 4개 분야로서 우리 서구의 현황과도 맞물려 있는 수돗물 관리, 요양시설, 도시재생사업, 복합문화센터에 대한 관리 현황을 배우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적수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는 물관리 사업소(Niagara Falls Water Treatment Plant)를 방문해 인천 기초의회로서는 처음으로 선진 물 관리 시스템을 공부하게 됐다. 100년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민원 제기나 실수가 없었다고 한다. 수퍼바이저 1명이 관리하며 시설이 최첨단도 아니고 배관마저 한번도 교체를 하지 않았다는데, 이 현격한 차이는 무엇에서 기인한 것일까.

결론은 매뉴얼대로 원칙을 지켰다는 것이다. 서구에서 발생한 적수문제는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물이 흐르는 방향이 바뀌다 보니 관로 내에 있는 이물질 등이 섞여나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밸브도 조작해주고 배수도 충분히 해줘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어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100% 인재로 발생한 것이다. 원칙이 없다면 첨단설비와 수많은 인력이 무슨 소용인가.
다음으로 실시간 환자들의 관리상태를 주정부와 가족에게 모니터로 보여주는 요양시설에서는 업체측의 자신감과 함께 부양 가족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최고의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사업 방향을 확인했다. 또한, 현재 서구의 구도심 지역에서 중점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도시재생사업인 만큼, 관련 지역개발사업이 이루어지는 현장방문을 통해 지방정부와 시민들의 참여로 만든 사회적기업이 이루어내는 사업의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이익금의 100%를 복지와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주민에게 환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행정동마다 1~2개의 복합문화센터가 큰 규모로 자리해 주민들의 문화수요를 충족해주는 것을 보았다. 수상구조나 수중자전거 등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단순한 풀장을 변화시키고 더욱 많은 수요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서구가 문화도시로의 변모를 위해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려는 계획 하에 있는 만큼, 시설 운영의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 사람과 원칙,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