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오는 10월24일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추수가 마무리된다는 상강이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쌀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1인당 쌀소비량은 1980년 132.7㎏에서 2018년에는 61kg까지 감소된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건강식으로 쌀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쌀은 밀가루보다 영양학적, 기능적 측면에서 우수한 점이 많다. 쌀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밀가루보다 2배 정도 많은데 이는 성장발육 촉진, 두뇌발달,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며, 쌀의 난소화성 전분은 밀 등에 비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을 줄여주고, 혈당량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하지 않아 당뇨병을 예방하며,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어 암예방 효과도 있다고 한다.

특히 현미에는 우유보다 4배 많은 철분과 백미보다 비타민 B1과 비타민 E는 4배 이상, 비타민 B2는 2배, 지방과 인은 2배 이상, 식이섬유는 3배가 더 많이 들어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과 유해물질 배출 등에 도움을 주면서 쌀겨와 배아의 풍부한 리놀산은 동맥경화나 노화를 방지해 주는데 특히 '가바(GABA)' 성분은 신경억제물질로서 혈압을 크게 낮추고 신장의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또 이뇨작용을 촉진해 고혈압에 현저한 효과를 나타내면서 치매 개선, 간 기능의 정상적인 유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감소 등에 의한 당뇨병 예방 등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쌀눈만 판매하는 상품도 시판되고 있다. 동의보감 등 동양의학의 기본철학인 약식동원(藥食同源)의 말뜻처럼 밥이 곧 몸을 치료하는 약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아침밥을 먹으면서 하게 되는 저작기능은 침 속에 있는 아밀라제 등 소화 효소를 음식물과 잘 섞이게 하여 소화를 도와주는 외에도 침 속의 페록시다아제라는 항균인자는 발암물질을 억제해 주는 기능도 있다. 무엇보다 저작기능 자체가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효용이 있다. 껌을 이용한 씹기 효과가 재평가받는 이유다. 최근까지 껌 씹기를 통해 드러난 효과만 수십 가지에 달할 정도다. 타액 및 소화액 분비 촉진, 장기 활동 촉진, 장폐색증 감소, 역류성식도염 예방, 집중력 및 기억력 향상 등 뇌기능 활성으로 인한 치매 예방 등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은 건강관리에 중요한 장수 습관이기도 한 것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가을에 중요한 삶의 터전인 농촌을 살리고 내 몸을 살리는 아침부터 밥먹기를 한번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