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격차 인한 혼란 여전

인천시 지역화폐인 '인천이(e)음' 발행액이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인천시민(302만명) 29.5%인 89만명의 가입자가 골목상권에서 결제한 금액이다. 발행액 규모는 10개월 만에 올해 시가 예측한 3000억원의 3.7배를 기록했다.

"강력하고도 유례없는 지역화폐로 성장했다"는 시의 자평 이면에는 시민 혼란도 뒤따르고 있다. 사용한도 없이 결제액의 6%를 돌려받는 구조로 설계됐던 인천e음은 지난 8월부터 '월 100만원 이하 캐시백 혜택'으로 바뀌었고, 급기야 캐시백 비율이 3%로 반토막 났다. 군·구가 앞다퉈 뛰어들었던 캐시백 경쟁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
김상섭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전국 지역화폐 발행 총액인 2조3000억원의 48%를 인천e음이 차지했다"며 "인천의 고질적인 역외소비 문제를 해결하고 골목상권 매출이 증대돼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인천연구원이 분석한 인천e음의 지역경제 영향 자료를 보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이 슈퍼마켓과 편의점으로 대체된 금액은 239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캐시백 예산으로 투입된 77억원의 3배가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천e음 혜택이 제외되는 대형마트와 SSM 시장 점유율도 각각 2.5%,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골목상권인 슈퍼마켓은 매출이 감소에서 증가로 반전되는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례없는 흥행에 '조삼모사' 대응
인천e음의 유례없는 흥행은 '땜질식 처방'을 불러왔다. 상반기에 가입자 수와 발행액 목표치를 넘어서자 시는 8월부터 월 100만원까지만 6%의 캐시백을 지급했다. 추가경정으로 확보한 예산마저 다음달 바닥 나는 상황에 처하면서 캐시백 비율은 3%까지 떨어졌다.

군·구별로 다른 캐시백 혜택으로 인한 혼란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구·연수구 등 상대적으로 재정에 여유가 있는 기초자치단체는 자체 예산으로 최대 11%까지 캐시백을 추가 지급해왔다. 지역별로 혜택이 달라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시는 22일부터 캐시백을 축소한다고 발표하면서 군·구별 조정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내년부터 3%로 통일한다는 원칙만 제시한 정도다. 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군·구와 협의 중이다. 연수구·서구 등이 후속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혜택 변경으로 정책 불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세워 예상치를 넘어선 발행액을 성과로 홍보했지만, 결국 예산 부족으로 혜택만 축소한 '조삼모사'식 발표가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캐시백을 줄이는 대신에 시민과의 약속과 소통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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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e음 캐시백 혜택 반토막 가입자가 89만명을 넘어선 인천시 지역화폐 '인천이(e)음' 캐시백 혜택이 절반으로 대폭 축소된다.개인이 돌려받을수 있는 금액은 월 9000원으로 제한된다.인천시는 인천e음 재정이 고갈되자 3개월 만에 캐시백 혜택을 추가 조정했다.발행액 전망이 빗나가고 예산도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이용자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인천시는 22일부터 인천e음 캐시백 비율이 현행 6%에서 3%로 하향 조정된다고 21일 밝혔다.11월부터는 캐시백이 지급되는 1인당 사용한도액도 월간 30만원으로 줄어든다. ▶관련기사 3면김상섭 시 일자리경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