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여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이국종 아주대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가 참고인으로 나와 '회한'을 토로해 관심을 모았다.

이전에도 국내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한 의료계와 정부 차원의 이해 및 지원 부족 등을 여러 차례 토로했던 이 교수가 이번 중증외상센터와 닥터헬기 운영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는 시종일관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 정치권과 이 지사가 관심을 가져주고 지원을 많이 해줬는데 정작 일선 의료기관에서 (죽어가는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핵심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힘겨움을 견딜 수 없어 작정하고 내뱉은 말이다.

10년 투쟁의 결과로 외상센터도 운영하게 됐고, 닥터헬기도 도입했지만 의료계의 높은 벽은 중증 외상환자를 살리기 역부족이라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토로에 국감장은 숙연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 환자나 보호자들은 헬기 소음 민원을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해주는데 의사나 (의료기관) 기관장이 예민하다"며 "기관에서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조직적으로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보내 헬기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질의도 이뤄지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료계와 공직사회가 응급의료체계 지원을 보고 있는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통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고 서약한 그대로 실천해야 할 의료계의 일각에서는 그를 모함하고, 닥터헬기 운행을 막으려고 하고 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사력을 다해 살려낸 일을 두고 '멋진 쇼를 했다'는 e메일을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에게 보냈고, 최근에는 닥터헬기 도입에 큰 도움을 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생명을 다루고 있는 병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그야말로 비상식적 행태로 인해 의사 이국종은 지쳤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이국종을 응원해야 하는 사회다. 의료계는 물론 민·관 모두 이 교수가 힘을 더 내도록 마음으로, 제도 개선으로 응원해야 한다. '돈이 생명보다 귀한가.' 또다시 질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