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로 고객 '엑소더스' 원도심 상인들 '악전고투'

 

송도·청라·영종 등 7개 지구 대개 전통시장 드문 곳 조성
검단 제외한 6곳 '인구 50만'…"돈 있는 사람들 다 빠져나가"


송도국제도시 서쪽 끝자락에 있는 인천대 근처에서 사는 주민들이 전통시장에 가려면 꽤 먼 길을 나서야 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그나마 가까운 연수구 옥련동 '옥련시장'까지 승용차로 20여분 거리다. 지하철로는 가기가 애매해서 버스를 타야 하는데, 제일 빠른 노선을 이용해도 50분은 걸린다.

영종국제도시나 한창 조성 중인 영종하늘도시에 사는 입장이라면, 영종대교 혹은 인천대교 넘어 서구, 계양구, 연수구까지 나서야 한다. 영종도에는 아직 이렇다 할 전통시장이 없다. 왔다 갔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다리 통행료만 왕복 1만원 남짓이다.

▲인천 신도시, 도시 외곽으로 … 전통시장만 덩그러니
2018년 6월 기준, 인천시에 등록된 전통시장은 모두 60곳. 시장 하나하나 위치를 인천 지도 위에 나타냈다.(그래픽 참고) 서울지하철 1호선 따라 도심지 역할을 하던 중구, 미추홀구, 부평구 등 인천 지도 중앙 부분에 깃발이 많이 섰다.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와 최근 인천지역 대표적 대규모 주택단지인 남동구 논현, 서창지구, 서구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등 7곳 신도시도 전통시장과 함께 표시하니 시장 뜸한 곳에만 속속 자리했다.

지도상으로 확연한 전통시장과 신도시의 '거리상 괴리'. 송도·청라국제도시, 논현지구처럼 갯벌을 매립하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만든 서창지구처럼 사람이 많이 살지 않던 도시 외곽을 신도시로 개발한 인천시 도시 조성 방향이 원인으로 보였다.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주거지와 상업시설을 밀고 세운 루원시티 정도만 주변에 전통시장이 확인됐다.

▲전통시장 2007년 마지막으로 신설 끊길 동안 외곽으로 40만명
지난 1960년 인천 동구 '현대시장'을 시작으로 2007년 강화군 '강화풍물시장'까지 근래 인천 전통시장 역사에서 전통시장 신설이 제일 활발한 시기는 1980년대다. 전체 60개 시장 중 43.3%인 26곳이 80년대 10년 동안 개설됐다. 이어 1970년대 17곳(28.3%), 1970년대·1990년대 각각 7곳(11.7%), 2000년대 3곳(5%)이다.

전통시장이 70·80·90년대 전성기를 거쳐 지금 암흑기 속에서 원도심을 지킬 동안 인천 신도시는 땅 외곽에서 세를 불려 왔다.

주요 예시로 든 인천 7개 신도시 가운데 입주 전인 검단신도시(수용 인구 18만3720명)를 빼도, 2018년 11월 기준으로 해당 6개 신도시 인구가 50만명에 이른다. 송도 13만6231명, 청라 9만6626명, 영종 7만3831명에 루원시티(가정1동) 2만6794명, 논현(논현고잔, 논현1동, 논현2동) 10만6775명, 서창(장수서창동, 서창2동) 5만7148명 등이다.

부평구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은 "300만 도시 인천이라고 해도, 돈 있는 사람들 다 신도시로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원도심 사람들 상대로 전통시장끼리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원도심 재개발 중인 서울 뉴타운 "재개발 후유증 있어도 유동인구 있으면 아직 기회는 있다"
재개발로 인천보다 더 시끄러운 서울에선 전통시장 분위기가 좀 다르다. 인천보다 면적은 작아도 인구는 3배를 웃도는 서울 곳곳에 358개에 이르는 전통시장이 이미 둥지를 틀고 있다. 사실상 서울 땅 대부분에 전통시장이 고루 분포해 있어 신도시가 생겨나도 결국 시장 근처다.

인천과 서울이 도시재생사업 접근을 조금 달리 했던 것도 핵심 이유다. 지난 2002년부터 2011년 활발하게 진행돼 온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인 '뉴타운'이 도심 외곽 발전인 인천과 달리, 기성 시가지 재개발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전통시장 영역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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