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손가락에 연필 끼우고 하는 고문이었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상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영배 선감학원피해자대책협의회 회장은 "9살 때 (고문을) 받은 것에 대해서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62년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붙잡혀 서울시립 아동 보호소에 수용됐다. 그 후 고향이 경기도라는 이유로 선감학원에 이감돼 성인들이 하는 일을 했다. 그때 그의 나이는 불과 8살이었다.
김 회장은 탈출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시간을 모두 빼앗기고, 자아가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고문과 폭행 등을 견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어린 시절을 선감학원에서 보낸 피해자들은 대부분 배움의 기회를 놓쳐 지금도 생활이 어렵다"며 "경기도에서 그간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권미혁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지난 1월 선감학원 피해 당사자들과 면담하면서 특별법 없이는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부산 형제복지원도 특별법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부산은 시장이 사과도 하고 진상규명위원회도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를 한다"며 "유해발굴 및 암매장 된 시신 수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고, 올해 민간 계약기간이 끝나는 선감학원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지사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조례로 어떤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부산 형제복지원 사례를 벤치마킹해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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