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향 정기연주회
극적인 전개·대담한 화성 선봬
커튼콜로 피날레 '불새' 재연주
▲ 인천시립교향악단 연주회 모습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깊어가는 가을 저녁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가 울려 퍼졌다.

인천시립교향악단 제385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지난 18일 바그너의 로엔그린-제1막 중 전주곡과 힌데미트의 백조 고기를 굽는 사나이,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이 연주됐다. 마지막 곡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였다. 이 곡 원곡은 50분에 달한다. 이병욱 지휘자는 원곡을 축소한 1919년 버전을 선택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플룻, 호른, 트럼펫, 바순, 클라리넷, 오보에 뿐 아니라 하프, 팀파니, 튜바, 트럼본 등이 최고의 앙상블을 이뤘다.

인천시향은 불새의 극적인 전개와 대담한 화성을 절제된 기법으로 하나의 소리를 냈다. 곡의 클라이맥스에서는 팀파니와 트럼본, 관악기 등이 웅장하고도 애절하게 표현해 카타르시스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앞선 이한나 비올리스트와의 협연도 주목을 받았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이한나는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그녀의 기법을 잘 살려 힌데미트의 '백조 고기를 굽는 사나이'를 연주했다.

총 4곡의 공연이 이병욱 지휘자의 손끝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휘자 이병욱은 음악가들이 신뢰하는 마에스트로로 통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만의 카리스마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하모니를 이끌어 냈다.

공연이 훌륭했던 만큼 사전에 '앵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공지가 안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중의 끊이지 않는 커튼콜 박수가 나왔다. 결국 인천시향은 '불새'의 피날레 부분을 다시 한 번 연주했다.
이병욱 지휘자는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시향에 온지 1년이 됐는데 여전히 관객들 앞에서 말하기가 떨린다"며 "준비한 앵콜이 없지만 이렇게 환호해 주시니 피날레를 반복해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