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실태 나열에 그쳐, 도의회 소화 가능 … '무용론'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속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맹탕 국감'으로 끝났다. ▶관련기사 3면

올해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재명 지사의 탄원서와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 의 구급 동향보고서만 부각된 채 막을 내리면서 국감의 목적인 '국가 대행사무 감사' 실종이라는 오명을 낳았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와 도내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북부에 발생한 ASF로 매일 2300여명의 공직자가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도청 3개 노동조합은 그간 행안위에 수차례 국감을 연기 혹은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행안위는 간사단을 통해 취소여부를 검토했으나, 결국 국감을 강행했다.

지난 18일 국정감사장에서 행안위 여-야 간사는 공직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면서도 이 같은 국정감사의 필요성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국정감사는 ASF 실태를 되풀이하는 수준이었다.

홍문표(한국당·충남 홍성예산) 국회의원은 "백신을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 경기도가 백신 생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우(한국당·포천가평) 국회의원은 "모든 행사가 올스톱 돼 있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사께서는 공무원들을 격려해 주고 방역에 필요한 예산을 차질 없이 내려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ASF 백신은 전 세계에서 개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불가능한 상황이며, 경기도는 '과도한 방역'을 목표로 111억여원의 긴급 방역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경기도소방본부를 상대로 고(故) 설리씨 사망에 대한 소방 활동 동향보고서 유출 논란에 집중했고, 한국당 등 야당은 이 지사의 탄원서 부각에만 매달렸다.

그나마 일부 의원들이 지역화폐, 버스요금인상 등의 이재명표 경기도 주요 정책을 거론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같은 광경에 새벽까지 국감 자료 준비를 한 상당수 경기도 공무원들은 허탈해 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국감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이영주(민주당·양평1) 경기도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질의 내용들이 경기도의회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것들이다. 경기도내 기초 지자체와 광역 지자체 행정에 대한 감사를 국회에서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회·광역의회·기초의회의 재정립과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국회가 모든 것을 가로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현재, 의회 시스템의 변화가 가능할지 한숨도 커진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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