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발견·9마리째 검출
48시간동안 125마리 사살
지정 장소 묻고 결과 분석
연천군과 파주시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또 검출됐다.

이로써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9마리로 늘었다. 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7마리이다. 나머지 2마리는 비무장지대(DMZ) 안쪽과 민통선 남쪽에서 각각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 두 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 2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연천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는 전날 오전 10시경 왕징면 강서리 민통선 내 감염지역의 멧돼지 이동 차단을 위해 전기울타리 설치 작업을 하던 국립생물자원관 직원과 군인이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이번 발견 지점은 지난 12일 연천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된 곳에서 80여m 떨어진 곳이다.

파주 폐사체의 경우 전날 오전 11시경 장단면 거곡리 민통선 안에서 농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파주에서는 올해 들어 멧돼지 폐사체 12마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이번에 신고된 폐사체에서 처음 ASF 바이러스가 나왔다.

파주에서 폐사체가 발견된 곳과 기존 발견 지점을 지도상에서 비교하면 서남쪽으로 많이 내려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동서를 가리지 않고 퍼져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멧돼지를 통한 확산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정부는 멧돼지 총기 사냥을 일부 허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이날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정례브리핑에서 군의 저격수와 안내요원, 민간의 엽사와 감시장비 운용요원 등으로 꾸려진 민관군합동포획팀이 지난 15일부터 48시간 동안 민통선에서만 멧돼지 125마리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16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534마리다.

사살한 멧돼지에서 채취한 시료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정밀검사를 진행중으로, 검사가 완료된 32건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군은 잡은 야생멧돼지 사체를 지정한 장소에 묻었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민통선 안에 민관군합동포획팀을 투입한 이유는 적극적인 포획을 통해 민통선 안의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 오염 상태를 확인하려는 취지도 있다"며 "48시간 동안 포획한 결과를 놓고 어느 지역이 위험한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김은섭·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