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산본공업고등학교가 명칭변경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치지도 않고 새 이름으로 신입생 모집요항을 만들어 경기도의회가 발끈했다.


17일 도의회에 따르면 교육행정위원회는 지난 16일 제339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경기도립학교 설치 조례' 개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는 의회 심의를 하기도 전 군포 산본공업고등학교가 새 이름인 '경기폴리텍고등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신입생 모집요항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교 명칭변경을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 등의 동의를 받고 도교육청의 학교명선정위원회와 도의회 심의를 마쳐야 한다.


산본공고는 지난 4월 교명변경을 위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새 이름으로 '경기폴리텍고등학교'를 선정했다. 이 후 지난 7월 도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경기도의회의 최종심의는 지난 16일 진행예정이었다.


그러나 산본공고는 절차가 완료되기 전 학교운영위를 열고 학칙 상 학교명을 '경기폴리텍고등학교'로 바꿨다. 또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며 새 이름으로 모집전형요항을 내기도 했다.


모집공고에는 경기폴리텍고등학교가 산본공고였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으며, 학교장의 명칭도 '경기폴리텍고등학교장'으로 변경돼 있었다.


도의회 관계자는 "명칭변경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먼저 내부 절차를 거쳐 이름을 바꾼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의회심의를 요식행위로 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산본공고가 명칭변경에 조급했던 점이 있었다"며 "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본공고는 지난해 교명을 '경기미래고'로 변경하려 했으나 도교육청 교명선정위원회를 넘지 못해 좌초된 바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