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프랑스 남부의 클레르몽 페랑에는 세계적인 타이어회사 미쉐린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지만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꼽힌다. 자크 시라크 전임 대통령이 서거한 후 클레르몽 페랑에서 열린 축산업자대회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대형화면에 시라크의 초상을 배경으로 프랑스 농민들을 사랑하고 소들과도 가까웠던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찬양하며 높이 평가했다. 농민들은 시라크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프랑스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자크 시라크는 40여년에 걸쳐 장관, 총리, 파리 시장 그리고 대통령직을 연임했다. 총리 비서실에서 근무한 후 하원의원이 되어 40세의 나이로 농업장관이 된 것이 1972년이었다. 프랑스 국민정신과 함께하는 농업과 농민을 자신도 섬기면서 목장에서는 젖소들과 들판에서는 농민들과 정답게 어울렸다. 하늘과 땅만 믿고 열심히 일하는 농민들이 인구의 5%이상 되어야 건강한 프랑스가 된다는 것이 평소 그의 소신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시라크와 함께 일했던 정치인들과 관료 250여명을 엘리제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연회를 베풀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초청인사들 중에는 아직도 엘리제에서 근무하거나 정부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측근들을 대거 초청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프랑스 언론들도 보도하고 있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이 별세한 지 근 한 달이 가까워오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 일반시민들의 추모열기도 지속되고 있다. 언론들도 계속해서 시라크 추모기사와 특집방송을 내보내고 있고 피가로신문에서 발행한 100페이지에 달하는 사진과 자료로 된 특집판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는 성격이 온후하며 친숙하고 인간적이어서 사랑을 받는 정치인이었고 보스 기질까지 지닌 의리의 사나이였기에 80%에 달하는 프랑스 국민들은 자크 시라크를 좋은 대통령이라고 평가한다. ▶파리 시내에 있는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를 찾았을 때는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프랑스 제5공화국의 7대와 8대 대통령이었던 시라크의 묘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헌화하면서 애도를 표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언론사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주 만났던 개인적인 인연을 떠나서 까다로운 프랑스 국민들이 평가하고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함께 담아 국화 한 송이를 그의 묘소에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