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경찰서의 파출소 근무경찰관들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 사건은 경찰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여종업원에게 외박을 강요하면서 권총까지 겨누었는가 하면 곤드레 만드레된 상태에서 주민을 태우고 1㎞가량 떨어진 노래방으로 순찰차를 몰고 갔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수 없다. 그것도 대낮 근무시간에 정복차림으로 저지른 일이어서 더욱 충격을 준다. 경찰이 만취상태에서 일련의 과정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우리는 부족한 인력으로 온갖 궂은 일을 마다 않는 경찰의 고충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갖가지 범죄사건을 감당하느라 경찰 개개인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공권력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경찰의 기본임무를 새삼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에 편승하여 강도·절도·날치기 사건 등이 꼬리를 물고 있는 때이다. 그럴수록 경찰관들은 근무태세를 가다듬어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켜주어야 한다.

 보도에 의하면 연말 방범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인천시내에서만도 날치기·절도사건이 하루 평균 10여건이나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방범망이 허술해지고 그 틈새에서 범죄가 날뛴다면 국민이 크게 불안해할 것은 뻔하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치안확보와 같은 가장 기초적인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대민봉사니 거기에 민중의 지팡이 까지 운운한들 누가 그것을 믿겠는가.

 그런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총기취급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경찰관에 대한 소양교육에 각별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겠다. 때로는 음주운전자라든가 도망친 범인을 잡는답시고 실탄발사 등으로 사망 또는 치명상을 입히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복무자세를 확립하여 치안의 사각지대를 없애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