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천시 국정감사는 '붉은 수돗물(적수)'로 뒤덮였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실 대처", "잘못된 행정 관행"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감사위원에서 피감기관장으로 자리를 바꿔 앉은 박남춘 인천시장은 2시간여 내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15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행안위 현장 국감은 오전 10시부터 2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됐다.
2년 전 국감 당시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 신분으로 인천시를 찾았던 박남춘 시장 취임 이후 첫 국감이었다.
이날 국감은 예상대로 수돗물 사태에 초점이 맞춰졌다. 무소속 정인화(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 의원이 "100% 인재"라며 물꼬를 텄다.
정 의원은 "지난 5월 말 발생한 수돗물 사태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역류로 급격히 수압을 올리면서 발생했다. 탁도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오랜 기간 시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의원도 "인천시의 무능과 늑장 대응을 보여준 수돗물 사태가 터지고 3대 도시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미흡한 초동 대처로 시민 분노를 샀다.
사태가 발생한 지 3주가 넘어 기자회견을 연 시장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광주 광산구을) 의원은 "인천시의 굳어진 행정 관행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권 의원은 "탁도계 조작으로 드러난 시의 무사안일한 행정 문화를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며 "관행을 바꾸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시장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수돗물 사태를 짚었다.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의원은 "지난 10년간 상수도사업본부 업무는 늘어나는데 인력은 줄고, 기피부서로 낙인 찍힌 게 문제"라며 "시장이 지난해 취임했지만 재산을 상속받았다면 빚도 같이 상속받은 셈이다.
시장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관(경기 성남분당구갑) 의원도 "인력 충원과 더불어 시설 개선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뼈저리게 반성한다. 이번 수돗물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박 시장은 "사태 수습 과정에서 원인을 밝혀내려고 정부 조사를 자청해서 받았다. 경찰 수사도 지켜봐야 한다"며 "상수도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지적 사항을 개선하며 만반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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