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정부담에 연기 권고
기다린 주민들은 당황

내달 발행 예정이던 인천시 부평지역화폐 '부평e음'이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

시가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사용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 지원에 난색을 보이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최근 시로부터 부평e음 발행을 내년으로 미뤄달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달 열린 '제231회 부평구의회 임시회'에서 부평e음 발행을 위한 조례를 가결하고 올해 운영 예산으로 2억7800만원을 세운 바 있다.

현재 결제 상한액과 캐시백 혜택 품목 제한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인 구는 내달부터 정식으로 부평e음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갑작스레 시가 보류를 요구하며 구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시 관계자는 "캐시백 혜택으로 매달 100억원가량의 국·시비가 투입되고 있다"며 "문제는 당초 예상보다 소모 폭이 큰 가운데 부평e음까지 더해진다면 올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평e음이 몇 달만 발행을 늦춘다면 캐시백 혜택이 중간에 중단되는 일도 없고 내년에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미뤄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그동안 캐시백 혜택을 지닌 부평e음을 기다리던 주민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날 부평구청에서 만난 주민 이모(37·여)씨는 "e음 카드를 운영하는 다른 지역이 부러웠지만, 우리도 조만간 한다는 생각에 참고 기다렸다"며 "그런데 갑자기 미뤄진다면 정말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간 지역화폐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자유한국당 이익성(부평256·부개1·일신동) 구의원 역시 "정책은 지속성과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며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켜야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발행을 앞두고 돌연 안 된다고 하면 주민들의 상실감은 누가 치유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없고 내부 검토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