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고 또 뛰는 '세심한 똑순이'


서곶들노래 전수자서 지역 일꾼으로
민원 해결할 때마다 '성취감' 느껴
작은민원이라도 처리상황 일일이 전달






"그렇게 바라던 구의원이 됐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발로 뛰고 또 발로 뛰어야죠."

김미연(가정3·석남1·2·3·사진) 서구의원은 '똑순이'로 통한다.

또랑또랑한 외모만큼이나 때로는 당차게 때로는 따뜻하게 주민들을 만나지만 민원 해결 과정은 까다롭게 챙겨 붙인 별명이다.

인천지역 문화예술인이기도 한 그는 여전히 척박한 환경에 있는 문화예술분야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겠다며 구의원에 도전장을 던져 지난해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행복한 동네 만들기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이 내건 슬로건은 바로 '행복한 동네 만들기'다.

인천시무형문화재 제18호 서곶들노래 기능전수자인 그는 이제 동네 곳곳을 누비는 일꾼으로 변신했다.

화려한 무대를 뒤로 하고 동네 곳곳 민원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처음 구의원이 되고 나서 막막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그러던 순간 버스정류장에 의자가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을 처음 접수하게 됐죠. 첫 민원을 해결한 후에 느꼈던 성취감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후 김 의원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동네 곳곳에 그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최근 그는 석남3동 한 공원에 바닥분수를 설치했다. 인근에 어린이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마땅한 공원이 없어 놀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이런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는 예산을 확보해 바닥분수를 설치했고 올 여름, 첫 가동하기에 이르렀다.

"무더운 여름, 동네 아이들이 바닥분수에서 즐기며 '너무 좋다'고 말할 때 많이 기쁘더라고요. 인근에서 구경하고 있는 부모님들이나 어르신들도 동네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퍼져서 너무 좋다고 하셨죠. 집 앞에 작은 놀이공간을 만들어 준 것 같아 보람을 느꼈습니다."

김 의원은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점심때 쯤 경로당을 찾는다. 함께 식사하고 설거지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가끔 자신의 특기인 노래 한자락을 불러드리게 되면 박수가 터져 나온다. 경로당에서의 인기는 어느누구 부럽지 않다는 그다.

지난 9월 태풍 링링 당시에는 비바람을 뚫고 동네 점검에 나섰다가 나무가 전도되는 사고를 목격하고 뒤처리까지 나섰을 정도다.



▲주민들을 위해 계속될 열정

김 의원이 임기 내내 듣고 싶은 말은 '변함없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구의원이 되기 이전에는 그도 한명의 민원인이었다. 어떤 민원이라도 성의있게 들어주고, 민원 접수 후에는 처리상황을 중간 중간 전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제가 들고 다니는 민원노트가 있어요. 민원 접수 내용도 적지만 처리상황도 적어 둡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책임감 있게 처리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제 경험을 비춰볼 때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매우 궁금하더라고요. 주민들이 무시하는 구의원이 아닌 인정받는 구의원이 되고 싶은 제 바람입니다."

앞으로 더 바빴으면 좋겠다는 그는 가정·석남동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높은 빌딩이 있다고 좋은 동네가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내 거북·강남시장 등 2개 전통시장 등을 활용하고 문화인프라를 구축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전통문화예술인을 위한 상설공연장이 없는 인천 현실을 반영해 서구 내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김 의원의 꿈이다.

"제가 할일은 잘 압니다. 제 지역구인 가정3동과 석남1·2·3동을 서구 중심지로 만드는 것입니다. 빈집들이 많고 개발이 늦어지고 있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 사람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