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체육회 소속 선수 94명 '안전 위협'
▲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광역시청 운동경기부 숙소'가 누수·외벽균열 문제 심각해 신규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진은 인천운동경기부 숙소 전경.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30년이 넘은 건물이다 보니… 우리 아이가 이런 환경에서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말리고 싶을 정도였죠."

한 감독이 선수 숙소로 사용 중인 낡은 아파트(문학선수촌)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은 말이다.

문학선수촌은 1988년 지어졌을 당시 평범한 아파트(6개동 규모)였다.

하지만 1995년,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결정 후 인근에 문학월드컵경기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발파작업 등에 따른 민원이 커지자 인천시가 이주보상을 하고 매입했다.

인천시는 6개 동 중 5개 동을 철거하고 나머지 한 개 동을 존치해 2000년부터 선수들 숙소로 사용했다.

현재는 48가구에 인천시청 및 체육회, 인하대 소속 선수 94명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이 곳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은 고장난 수도와 변기, 누수와 곰팡이, 아래위층 및 옆집 사이에 방음이 되지 않는 문제 등으로 온갖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내부가 협소해 자기 방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태능선수촌이 호텔이면 문학선수촌은 빈민촌"이라는 비유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인천은 좋지만 '낡고 불편한 숙소 때문에' 재계약을 포기하고 떠난 사례도 있다는 게 일선 지도자들의 말이다.

안전도 장담할 수 없었다.

인천시체육회가 2012년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의뢰해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균열 및 철근부식 등의 손상에 대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는 진단(C등급)을 받았지만, 몇차례 도배와 방수 페인트 처리만 했을 뿐 근본적인 보수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10일 현장을 찾았을 때도 곳곳에서 누수가 확인됐다.

경비 업무를 맡은 A씨는 "전에 천장에서 물이 새 전등에 고이자 선수들이 급한 대로 전등 갓에 휴지를 둘러 물을 흡수하는 위험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자 시는 지난 7월 자체 진단에 나섰고, '긴급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결론에 따라 이달 중 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3면

이와 함께 선수단 숙소 신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사업비는 102억24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30억6700만원은 이미 확보했다.

시는 신축 계획안이 포함된 '2020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지난달 내놓고 인천시의회의 의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22일 본회의 의결 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종만·김은희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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