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방역 뚫려 불안 확산
"당장 먹고 살 거리도 없는데 파주시처럼 모든 돼지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까 두려운 마음만 듭니다."
10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14번째 확진 판정이 나온 연천군의 돼지 농가들은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김포 통진읍에서 13번째 확진 농가가 나온 이후 잠잠해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 듯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24시간 방역을 해오던 관계자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했다.

방역에 나선 한 공무원은 "공직자를 포함해 군인, 농협, 주민들까지 동원돼 24시간 초소를 운영하며 방역에 힘썼는데 또 다시 확진 농가가 나와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최신 시설로 지은 축사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이제 더이상 뭘 해야 할 지 우리도 막막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방역당국은 기존 확진농가가 아닌 다른 매개로 인한 신규 감염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불명확하다.
연천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방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까지 해 온 방역 이상으로 어떤 방법을 찾아내야 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파주, 김포, 연천지역 돼지를 모두 없애는 조치를 내리자 연천의 일부 농가들은 반발했다.
지난 8일 연천군 농가 대표단 3명이 농식품부 세종청사를 찾아 '선 수매, 후 살처분' 조치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연천군에선 지난달 18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는 데다 방역 조치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 정부가 일방적으로 돼지를 모두 처분키로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감일 당일까지도 수매를 신청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 확진 판정으로 24개 농장에서 수매 신청이 들어왔다. 연천에는 49개 농가에서 10만1721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매는 신청 농가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수매를 마치는 농가별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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